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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베이비부머 자살 급증 왜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사는 프랭크 터컬리(63)는 올봄 신경안정제를 과다 복용해 자살을 시도했다. 신용카드 빚의 수렁에 빠진 채 우울증 등에 시달리며 장애인 연금으로 연명하는 외로운 삶을 견디기 힘들었다. 그가 젊을 적 꿈꾸던 삶은 이런 게 아니었다. 그는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며 기꺼이 어려운 이들을 돕는 그 세상이 영원히 계속될 줄 알았다”고 한탄했다.



WP, 사회·심리적 원인 분석
희망·기회 넘치던 시기 성장
부모보다 못한 현실에 절망
샌드위치 세대 부담도 한몫

 이 비극적인 이야기는 터컬리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중장년층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의 솟구치는 자살률은 이미 미국의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 심리학 및 노인학 전문가들을 인용해 베이비부머들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되는 원인과 사회적 배경을 분석했다.



 지난달 초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에 따르면 50~54세 남성의 자살률은 1999년 인구 10만 명당 20.6명에서 2010년 30.7명으로 49.4%나 늘어났다. 2010년 60~64세 여성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숫자는 7.0명으로 99년보다 59.6% 증가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청소년기와 청년기 때도 이전 세대와 비교했을 때 더 높은 자살률을 보였다는 것이 CDC의 설명이다.



 WP는 베이비붐 세대가 처한 사회·심리학적 특수성에서 원인을 찾았다. 베이비부머의 성장기였던 50~60년대 미국은 그야말로 무한한 기회의 땅처럼 인식됐다.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경제는 번창했고, 정직하게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이 곧 현실이었다. 소아마비 백신과 항생제의 등장 등 의학 발전은 질병과 장애 없는 세상이 목전에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었다. 이들이 성년이 될 무렵엔 사회적 변혁이 일어났다. 민권 운동가와 히피, 페미니스트, 반전 운동가들이 나타나며 저항의식이 싹텄다. 생계가 아닌 가치와 정체성을 고민했다.



 WP는 베이비붐 세대가 누렸던 이런 풍부한 기회와 혜택이 오히려 이들을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자신들이 폄하했던 부모 세대보다 더 적은 급여를 받고, 시도 때도 없이 실직의 위협에 처하는 지금의 상황에 더 큰 수치심을 느낀다는 것이다. 기성세대를 적대시하고 젊음에 최고 가치를 뒀기에 나이가 들고 신체적 노화 현상이 일어나는 데 대한 거부감과 좌절도 심하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부모 부양 의무가 커진 동시에 경제 위기로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며 10대 후반이면 독립했던 자녀를 성인이 된 뒤에도 돌봐야 하는 ‘샌드위치 부담’까지 떠맡았다. WP는 “베이비 부머 세대의 특수성이 노화와 경기 침체라는 일반적 요인과 결합되며 자살률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고 전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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