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드라마 썰전(舌戰) ④ 요즘 뜨는 예능의 법칙

MBC ‘아빠 어디가’의 인기 축은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오른쪽)다. 계약을 잘못 맺어 음반이 대박 나고도 기획사의 엄청난 빚을 떠안은 윤민수는 돈을 버느라 가족과 떨어져 지냈고, 평소 매스컴에 가족노출을 꺼려왔으나 아내 혼자서 키운 아들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이 프로에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민수는 아들 윤후 덕에 CF에 동반출연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MBC]


페이스북의 드라마·예능 비평팀 ‘드라마의 모든 것’이 나서는 ‘드라마 썰전(舌戰)’의 네 번째 주제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 ‘개그콘서트’ ‘런닝맨’ 등 간판 프로들을 제외하고 새로운 콘텐트를 내놓지 못하며 주춤했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을 진단했다. 최근 MBC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KBS ‘우리동네 예체능’ 등이 주목받으며 새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그 속에 숨겨진 ‘요즘 뜨는 예능의 법칙’을 알아본다.

아빠·군대·독신남 … 남자 관찰 카메라가 대세
사적 영역까지 다큐처럼 보여줘
귀엽고 소탈한 캐릭터 시선집중





연예인들이 군생활을 하는 MBC ‘진짜 사나이’. 남자들의 우정과 눈물을 보여준다. [사진 MBC, 위쪽 사진], 무명 탤런트 조달환을 매주 인기 검색어 1위에 올려놓는 KBS ‘우리동네 예체능’. [사진 KBS, 사진 아래]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감=2일 MBC ‘일밤’은 1부 ‘아빠 어디가’, 2부 ‘진짜 사나이’ 통합 시청률이 16.1%(TNmS, 수도권)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나는 가수다’ 이후 장기 침체에 빠졌던 ‘일밤’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형국이다.



 ‘아빠 어디가’는 연예인과 그 자녀들이 야외에서 숙식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천진한 동심의 세계를 보여줘 인기가 높다. 스타 연예인의 입대 프로젝트 ‘진짜 사나이’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관심 있는 군 소재에, 자녀나 연인을 군에 보낸 여성들까지 불러 모았다.”(공희정 평론가) 연예인과 지역 주민들이 각각 팀을 이뤄 생활체육 대결을 벌이는 ‘우리동네 예체능’도 반응이 좋다.



 이들 프로그램은 ‘연예인+일반인’이 특정 상황에 처하거나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른바 ‘관찰예능’이다. 연예인 독신남들의 생활을 집안에 설치된 카메라로 쫓는 ‘나 혼자 산다’(MBC), 환경보호 미션을 수행하는 남자 개그맨들의 일상을 담는 ‘인간의 조건’(KBS)도 유사하다.



 가짜 부부들의 결혼 생활 이야기인 ‘우리 결혼했어요’ 같은 가상 공간이 아니라 연예인의 진짜 집안 생활을 보여주고, 사회적 비공개의 영역이던 군대에까지 카메라를 들이댔다. TV가 은밀하거나 사적인 세계, 성역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뜨는 예능 뒤에 뜨는 캐릭터.=특급 스타가 전혀 부럽지 않다. ‘아빠 어디가’의 귀염둥이 윤후, ‘예체능’의 탁구천재 조달환, ‘진짜 사나이’의 외국인 고문관 샘 헤밍턴 등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가수 윤민수의 여덟 살 아들 윤후는 아이 같지 않은 관대함과 배려, 귀여운 먹성으로 요즘 최고의 예능 아이콘으로 떴다.



 무명 탤런트인 조달환은 뛰어난 탁구실력에 연예인답지 않은 소탈함으로 매주 검색어 1위에 오른다. 한국 군문화에 대한 외부자의 시선을 보여주는 샘 헤밍턴은 ‘라디오스타’의 솔직한 토크로 주목받았다. “일이 없어서 호주로 돌아가려 했는데 ‘라디오 스타’가 날 살렸다”고 말한다.



 이들은 소탈하고 인간적이다. 즉 착한 캐릭터다. “정의가 부정 당하는 듯한 시대, 시청자들은 착한 사람, 한 우물을 판 사람의 승리를 보고 싶어한다. 픽션인 드라마보다 논픽션(현실)으로 여겨지는 예능에서 더욱 그렇다. 유재석이 끝판왕(최고)이고, 조달환·윤후도 마찬가지다. 예능이 사회적 화제의 중심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김주옥 템플대 박사과정)



 ‘슈퍼스타K’에서 배관공 출신 허각이 떠올랐던 것처럼, 예능 장르가 사회적 정의감을 대리만족시키는 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방송이 캐릭터를 던지면 시청자가 이를 확대 재생산한다. 인터넷을 찾아 스토리를 확장시키고 널리 퍼트린다. 윤후에게 라면CF를, 단발 게스트인 조달환에게 고정 출연을 안기기도 한다.



 “‘무한도전’ 출연 직후 인기가 치솟은 가수 조정치처럼, 예능의 스타탄생은 드라마에 비해 일순간 기적처럼 일어난다.”(손병우 충남대 교수). “‘아빠 어디가’의 집고르기처럼, 예능 프로그램들이 외형적으로 항상 정의로운 경쟁을 제시하는 것도 흥미롭다.”(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드라마 같은 예능. 강력한 스토리텔링=‘무한도전’ ‘1박2일’이 만들어진 캐릭터를 시청자에게 주입했던 것과 달리, 최근의 관찰 예능 프로그램들은 현실의 진짜 캐릭터를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더욱 ‘진짜처럼 보이기’다. 또 매회 연속적인 이야기를 통해 드라마적 내러티브를 만들어낸다.



 JTBC ‘히든 싱어’도 외형적으로는 ‘모창가수 사이에서 진짜 찾기’지만 내부 동력은 똑같은 노래(가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스토리다. 외피는 경쟁구도지만 실상은 트리뷰트(헌정공연)에 가깝다.



 요즘 방송에선 같은 무명가수가 나와도 스토리가 우선시된다. 마치 자기 이야기 같은 노래를 들려주는 ‘불후의 명곡’과 경연의 긴장감을 강조하는 ‘나는 가수다’가 갈라지는 지점이다. ‘불후의 명곡’에서 문명진과 유미가 어두운 개인사와 숨겨진 가창력을 결합하며 주목받은 데 반해, 노래 하나에만 집중했던 ‘나는 가수다’의 적우는 시청자의 공감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역시 포맷이나 상황은 부수적이다.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이 흥행의 관건”(김주옥)인 것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스포츠를 통한 팀워크과 도전, 성장담이다. ‘진짜 사나이’도 고된 훈련을 함께 한 남자의 우정과 눈물을 보여준다. ‘나 혼자 산다’가 기러기아빠 탤런트 이성재의 재발견이었다면, ‘인간의 조건’은 양상국을 중심으로 한 개그맨들의 우정과 애환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예능 대세는 남성 패널=이런 관찰예능들은 주로 남성들에 초점을 맞춘다. 출연진도 대부분 남성이다.



여성으로만 이뤄진 ‘토크클럽 배우들’(MBC)은 방송 두 달도 못 채우고 폐지됐다. ‘아빠 어디가’의 엄마버전인 ‘맘마미아’(KBS)도 맥을 추지 못한다. tvN은 다음달 최초의 ‘할아버지 예능’으로 꼽히는 ‘꽃보다 할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순재·백일섭 등 평균 연령 76세인 남성 연예인들이 배낭여행을 떠난다.



 관찰예능에서의 솔직함, 망가짐이나 사생활 공개 수위가 점점 높아져, 젊은 여성 연예인들이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 혼자 산다’는 진짜 침실 안으로 카메라가 들어오고, 출연자끼리 방귀를 트거나 성욕을 화제로 삼는다. 반면 여성 연예인의 경우는 MBC ‘세바퀴’ 등 수위 높은 ‘아줌마 떼토크’에 집중된다.



 새로운 남성성 모색이 눈에 띈다는 의견도 있다.



“엄마처럼 자녀와 소통하는 새로운 아빠들의 ‘아빠 어디가’는 이해와 소통력으로 무장한 남성 정체성의 변화를 보여준다”(윤태진 연대 교수)는 해석이다. ‘나 혼자 산다’에는 아줌마처럼 수다스러운 남자들이 나오고, ‘우리동네 예체능’과 ‘진짜 사나이’에서는 매회 남자의 눈물을 보여준다.



 ‘진짜 사나이’는 유보적인 의견이 많았다. “마초적 군사문화의 폐혜를 얼마나 비껴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윤태진) “(2일) 예능프로에서 포격 장면이 엄청난 장관처럼 보여진 것은 충격”(김주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리=양성희 기자





★ 5개 만점, ☆는 ★의 반 개



MBC ‘진짜 사나이’



★★★(김주옥 템플대 박사과정): 남자들에겐 시시하고, 여자들에겐 지루한 군대 이야기. 사실적 묘사로, 양쪽 모두 설득.

★★★★ (공희정 평론가): 인간 본성의 찌질한 측면을 과감하게 노출. 덕분에 귀에 박히도록 들은 군대 이야기도 새롭다.



MBC ‘아빠 어디가’



★★★☆(양성희 기자): 아이는 역시 만병통치약. 엄마처럼 먹이고 씻기며 분주한 아빠들을 보는 즐거움.

★★★☆(한은화 기자) 안다. 가족 여행이 이렇게 예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그런데도 부럽다. 자꾸 보게 된다.



KBS ‘우리동네 예체능’



★★☆ (김주옥): 무명 연기자가 깜짝 스타가 되고, 베테랑 예능인을 울리는, 진부하지만 강력한 스토리텔링.

★★☆ (양성희): 조달환님을 뺀, 나머지 패널들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스포츠도 좋지만 더 많은 예능감을!



JTBC ‘히든싱어’



★★★☆ (이경희 기자): 자기 노래를 이렇게 치열하게 부르는 가수를 안방에서 편히 만나니 감사할 따름.

★★★★ (김주옥): ‘진실게임’의 외피를 쓴 ‘전국노래자랑’. 옛 히트곡에 담긴 추억이 페이소스를 자극한다.





드라마·예능 전문 비평팀

SNS 집단비평 기대하세요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국내 신문방송학과 교수, 드라마PD, 업계 관계자, 문화평론가, 기자, 시청자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제안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집단비평을 시도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