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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경영환경 악화 … 국내 기업 엑소더스 우려"

지난 4월 개정된 ‘하도급법’ 4조2항8호를 보고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 관계자는 깜짝 놀랐다. 이 조항은 ‘판매가격 인하 등 수급사업자(하도급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로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하게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부당한 하도급 단가 인하로 규정하고 있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산업본부 팀장은 “이 조항대로 하면 시장에서 제품 판매가격이 하락해 부품 공급 가격을 낮춰도 불법이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국내 중소기업과 거래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결국 국내기업이 해외로 거래처를 옮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도급법 개정, 과도한 규제 부담
반기업 정서 확산 이전 부추겨
원화 상승도 해외 생산 늘릴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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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이 4일 한국 기업의 엑소더스(대탈출, Exodus)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례적인 보고서를 냈다. 최근 기업 환경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엑소더스 가능성이 커졌다는 걱정이다. 전경련은 기업이 한국을 떠나거나, 해외 생산을 확대하도록 하는 일곱 가지 이유도 제시했다. 첫 번째는 하도급법 개정에 따른 납품단가 조정의 어려움이다. 전경련 측은 “미국 내 32인치 LCD TV 가격은 2005년 1566달러에서 2011년 319달러로 하락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품 납품 가격을 안 내리고 어떻게 장사를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각종 기업 규제의 강화는 엑소더스 가능성의 두 번째 이유로 꼽혔다. 세계경제포럼(WEF) 조사에서 한국의 정부 규제 평가는 2009년 98위에서 지난해 114위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기업 ‘U턴 정책(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정책)을 펴고 있지만, 164개 대기업 중 U턴 의사가 있는 기업은 한 곳뿐(전경련 설문)이었다.



 엔저에 따른 원화가치 상승 역시 해외 생산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엔저에도 현대·기아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미국 판매분의 상당량을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 현지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원-엔 환율에 따른 자동차·부품 업종의 손익분기점은 100엔당 1261원이다. 철강은 1198원, 석유화학은 1190원이다. 현재 100엔당 원화가치는 1119원 수준이다. 이상호 팀장은 “일본에서도 엔화가치가 오르면서 국내 대비 해외 투자 비중이 2010년 55%에서 2011년 74%로 급증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땅값·공업용수 가격 등 생산요소 비중이 중국·베트남에 비해 여전히 높은 점, 경직된 노사관계도 기업의 부담으로 지적됐다. 정부의 부인에도 정치권에서 여전히 법인세 인상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7대 이유의 하나로 꼽혔다. 이와 더불어 정치권의 경제 민주화 경쟁에 따른 반기업 정서의 확산도 엑소더스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전경련은 보고서를 통해 “양극화 등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대기업 책임론이 거론되면서 반기업 정서는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안정적인 기업 환경이 조성돼야만 투자와 고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경련은 구체적으로 해외로 나가려고 하는 업체를 제시하진 못했다. 다만 지난해 한국의 해외 직접 투자(236억 달러)가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50억 달러)의 4배 이상이란 지표만 내세웠다. 이에 대해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해외 이전을 하면 문화적 차이와 정책·규제 등에서 더 큰 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에 엑소더스 우려는 기우”라며 “공정한 시장경제의 복원을 위한 규제를 기업 부담으로만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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