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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혹 키우는 전두환 장남의 페이퍼컴퍼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운영한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를 둘러싸고 의혹이 커지고 있다. 그는 2004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블루 아도니스’라는 페이퍼컴퍼니에 대해 “1989년 미국 유학생활을 일시 중단하고 귀국할 당시 갖고 있던 학비·생활비 등을 은행의 권유에 따라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부친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탈세나 재산은닉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의혹을 잠재우기는커녕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우선 89년 귀국했으면서 왜 15년이 지난 뒤에야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는지가 불분명하다. 2004년이면 동생인 재용씨가 차명계좌에 167억원을 보관하다 들통 났던 해다. 당시 이 계좌엔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의 일부인 73억원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재용씨가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또 재국씨가 미국에서 쓰다 남은 유학비와 생활비가 도대체 얼마나 됐길래 거부들을 상대로 하는 아랍은행을 이용하고, 일반 국민들에게 생소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둬야 했나. 쓰다 남은 돈이 있다면 손쉽게 인출해 갖고 들어와 국내 생활비에 보태 쓰는 게 일반인들의 상식 아닌가. 페이퍼컴퍼니가 단순한 유학경비 잔액 처리용이었다는 재국씨의 설명에 누가 수긍하겠는가. 국민들은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듣고 싶어 한다.



 물론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두는 것 자체가 불법 행위는 아니다. 하지만 재국씨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부친이 재산 은닉 의혹을 받고 있고, 추징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형편이다. 이를 고려하면 전직 대통령의 아들로서 의심 살 일은 하지 말아야 했다. 그런데도 역외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운영했으니 일반 국민들로부터 의혹의 시선을 받는 것 아닌가.



 전 전 대통령은 97년 내란·수뢰 등으로 유죄가 확정될 당시 부과된 추징금 2205억원 가운데 1672억원을 아직 내지 않고 있다. 통장에 29만원밖에 없어 자녀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도 측근들과 골프를 치거나 육사 발전기금으로 1000만원을 내는 등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바로 이 이중적인 태도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그에게 추징금을 받아낼 수 있는 시효는 오는 10월 11일이다. 민주당은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을 추적·환수하기 위한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을 6월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새누리당도 법 제정까지는 아니지만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쯤 되면 정부 당국이 가만 있을 수 없다. 검찰은 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를 계기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엄중히 조사해 추징금 징수에 나서야 한다. 국세청·금융감독원·금융정보분석원도 불법적인 자금 흐름이 있었는지 정밀 검증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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