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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SOC 투자 달라져야 한다

손의영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세계에서 유례없는 우리나라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1970년 7월 개통된 경부고속도로가 이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특히 승용차가 급증하면서 90년대 이후 20년 이상 막대한 SOC 투자가 이뤄졌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SOC는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발달했다.



 그러나 너무 투자를 많이 한 결과 최근에는 비효율이 크다는 것도 알게 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SOC 공급은 수요를 유발해 투자 비효율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차량이 별로 다니지 않는 고속도로와 국도, 승객이 너무 없는 인천공항철도와 김해·용인·의정부 경량전철, 인천 월미은하레일, 거의 텅 빈 양양·무안·울진공항은 SOC 과잉투자에 따른 비효율의 대명사들이다.



 국민들도 이런 비효율을 웬만큼 알고 있다. 하지만 정치인과 지역주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SOC 투자는 경제성장과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극심한 저성장이 지속된 ‘잃어버린 20년’을 초래한 핵심 원인의 하나가 과다한 SOC 투자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일본에서도 2000년대 들어서는 SOC 투자 감축을 추진해 SOC 운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SOC 투자 효율화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먼저 SOC 투자의 비효율을 발생시키는 원인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 원인은 적정 규모의 효율적인 SOC를 계획하고 건설하기보다는, 허술한 타당성 조사를 근거로 과다한 설계 기준의 대규모 투자를 중앙정부가 주도했다는 점이다. 잘못된 대규모 투자는 투자비를 크게 증가시키고 환경까지 훼손한다. 최근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며 본격화하고 있는 철도 투자가 그런 투자 관행을 되풀이할 것 같아 걱정이다.



 SOC 투자 비용의 대부분을 국세로 지원하는 것도 문제다. 국도는 물론 대부분의 철도·공항·항만은 운영비조차 중앙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따라서 지자체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대규모로 건설하려 하고 운영 적자는 아랑곳하지 않게 된다. 더 많은 SOC를 건설하려는 지자체는 정치권을 통한 압력만 행사하면 된다.



 운영 관련 정책을 도외시한 것도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SOC 운영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수단은 요금인데, 정부는 이용자 반대를 고려해 무조건 싼 요금을 고수해 왔다. 싼 요금은 과다한 SOC 투자 수요를 유발해 요금수입에 의한 투자 재원 확보를 어렵게 한다. 그 결과 한국도로공사·코레일 같은 공기업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선진 경제에 걸맞게 SOC 투자 규모를 감축하고 투자 및 운영을 효율화하는 데에 필요한 법과 제도를 대폭적으로 개선해야 할 시점에 왔다.



손의영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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