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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대책 없는 도시농업 계획

최준호
경제부문 기자
지난달 31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보도자료를 내놨다. 제목은 ‘제1차 도시농업 육성 5개년 계획(2013~2017)’. 내용은 거창했다. 비전과 목표, 5대 전략 및 세부과제가 소개됐다. 2017년까지 도시텃밭은 1500헥타르, 참여자 수는 200만 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현재의 약 세 배에 이르는 규모다. 마치 최근 부처마다 경쟁적으로 발표한 박근혜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계획 같은 제목이다. 순간 당황했다. ‘내가 주요 브리핑 일정을 깜빡 잊고 불참했나…’. 하지만 지난주 농식품부에서는 도시농업과 관련한 공식 기자회견은 물론 비공식 ‘백(back) 브리핑’도 없었다.



 자료를 읽어 볼수록 궁금증이 솟아났다. 서울·부산을 비롯한 대도심 어디에 도시농업을 할 빈터가 있을까. 이미 상당수 사람들은 지금도 아파트 베란다와 건물 옥상 등 자투리 공간을 만들어 내 ‘도시농업’을 하고 있는데…. 주말마다 한 시간 이상 차를 타고 나가 주말농장에서 즐기고 있는데…. 그런데 놀랍게도 자료 어디에도 어느 곳에 어떻게 도시농장을 세울지, 예산을 얼마나 어떻게 지원할지에 대한 얘기가 없는 게 아닌가.



 휴대전화 번호를 물색해 어렵게 농식품부 관계자 몇 사람과 통화를 했다. 돌아온 답변은 기가 막혔다. “솔직히 예산 확보도 안 되고 해서 개념만 내놨다. 그냥 교통정리 하는 수준이다. 우선 발표부터 하고 내년에 구체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보려 한다.” “지난해 5월 시행된 도시농업 육성법에 ‘농식품부 장관은 5년마다 도시농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돼 있어 계획을 짜고 발표한 것이다.” 법에서 하라고 하니 세부 계획도 예산 확보도 없이 그냥 덜컥 발표해 버린 것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100일이다. 그간 부처마다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수많은 계획을 쏟아냈다. 곧이곧대로 믿으면 2017년 대한민국은 장밋빛이다. 그나마 계획성 있는 정책들도 반신반의하는 마당에 구체성도 예산도 없는 농식품부의 도시농업 계획은 어떤 빛일까.



최준호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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