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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설] 박-오바마의 한·미 동맹 미래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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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어제 새벽 한·미 동맹 60주년을 기념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두 사람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발표한 공동선언에서 한국 나이로 환갑을 맞은 한·미 동맹을 계속 강화하고 조정함으로써 21세기의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군사동맹에서 정치·경제·문화·인적교류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해 온 한·미 동맹을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인권, 인도적 지원, 개발 지원, 테러리즘, 원자력 안전, 사이버 안보 등 범세계적 이슈에서까지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2009년 6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채택한 ‘한·미 동맹 미래비전’을 한 차원 높여 더욱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2013년 5월 9일자 34면

 공동선언에서 양국 정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linchpin)’이라는 표현으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미국은 재래식 및 핵 전력을 포함한 모든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한국에 대한 확고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으로서 한·미 동맹의 본원적 기능을 확실하게 유지하는 바탕 위에서 한·미 동맹을 미래지향적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국 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 분담을 한국에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달라진 위상에 걸맞은 국제적 역할 증대라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한국의 정치·경제적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할 대목이다.



 북한의 위협과 관련해 양국 정상은 북한의 도발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를 것이며 도발에 대한 보상은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지만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비핵화 의지를 보일 때 비로소 대화가 가능하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북한이 먼저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 전에는 결코 손을 내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본 노선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관심거리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직접 설명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이해와 지지를 표명했다고 하지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처음부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이 단합된 목소리로 북한의 ‘선(先) 태도 변화’를 촉구하긴 했지만 고립과 고통을 각오하고 북한이 계속 버틴다면 뾰족한 대책이 없다. 북한의 자발적 변화를 무작정 기다리기에는 한반도의 현재 상황은 너무 엄중하다. 북한 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전략적 구상을 한·미 정상이 제시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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