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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7m서 1m로 … 냇가로 변해가는 임진강

경기도 연천군 고랑포의 임진강. 황포돛배가 드나들 정도로 수량이 풍부했으나 지금은 토사가 쌓여 냇물로 변한 상태다. [전익진 기자]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는 조선시대부터 6·25전쟁 전까지 임진강 최대의 항구로 번창하던 곳이다. 대형 황포돛배가 드나들며 임진강 유역의 농산물을 실어 나르던 이곳이 지금은 조그만 어선 한 척 대지 못하는 냇가로 변해버렸다. 하천은 절반가량이 모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주민 김광형(55)씨는 “10여 년 전만 해도 수심이 4∼5m는 됐는데 수년 전부터 강 바닥에 토사가 쌓이면서 수심은 제일 깊은 곳이래야 고작 1m 정도에 불과한 상태”라고 말했다.

 고랑포구에서 상류 4㎞ 지점인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에선 포클레인 등 중장비가 동원된 가운데 옛 장남교 철거 작업이 한창이다. 남은 교각 옆 임진강 물은 최대 수심이 1m 정도다. 해마다 강 바닥에 엄청난 양의 토사가 쌓이면서 비롯된 일이다. 1995년 이 다리를 놓을 당시의 수심은 7m였다. 수심이 얕아지는 바람에 이 지역은 10여 년 전부터 상습수해지역으로 변했다. 매년 여름이면 1∼2차례씩 장남교(교각 높이 15m) 위로 강물이 넘치면서 교통이 두절되고 주변 농경지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주민 장은배(35)씨는 “하천 바닥에 쌓인 토사를 걷어내는 일이 시급한데 준설을 할 생각은 않고 인근에 교각을 높인 새 다리를 건설한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교각 높이 32m의 새 장남교는 지난달 31일 개통했다.

 경기북부 지방의 젖줄인 임진강이 하천으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지속적인 퇴적으로 수심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빚어진 변화다. 특히 2010년 7월 임진강 최상류인 연천군에 군남댐(총 저수량 7100만t)이 조성된 후 물 흐름이 약해지면서 수심 변화는 더욱 두드러졌다. 군남댐은 북한의 황강댐 방류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됐다.


하지만 수심을 회복하기 위한 준설 여부에 대해선 주민·지자체와 환경단체 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임진강 하류 저지대에 위치한 파주시 문산읍 주민들은 장마철을 앞두고 또다시 수해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문산 지역은 96, 98, 99년 집중호우 당시 주민 35명이 사망하고 1787억원의 재산 피해를 본 대표적 수해 지역이다. 이영수(62) 문산읍 이장단협의회장은 “파주시가 제방을 보강하는 등 수방 대책에 나서고 있지만 하천바닥이 높아진 상태라 침수 피해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임진강 어민들은 어획량 감소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장석진(50) 파주어촌계장은 “군남댐 완공 이후 유량 부족, 수심 저하 등 환경 변화로 임진강 일대의 어획량이 매년 10% 이상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전종학 파주시 농수산기반팀장은 “강바닥 퇴적이 지속되면서 민물고기 산란처인 수초지대가 사라져 버렸다”며 “그 대책으로 인공산란장을 설치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임진강 유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준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인재 파주시장은 “제방을 보강하고 배수펌프시설을 확충하는 등 다양한 수방 대책을 시행했지만 여름철 집중호우가 내리면 저지대인 문산 지역이 임진강 범람으로 인한 침수 위험에 노출되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수해취약지역인 문산읍 일대의 주민 생명과 재산 보호, 항구적인 수방대책 차원에서 문산읍 일대 임진강에 대한 우선적인 준설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임진강을 관할하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준설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사전 조사에 들어갔지만 착공 시기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천계획과 김정구 계장은 “문산 지역 침수 방지를 위해 내년부터라도 문산읍 일대 임진강을 준설하기 위해 거곡(6.7㎞), 마정(7.6㎞) 2개 지구 총 14.3㎞ 구간에 대한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 확보가 이뤄져야 하는 것은 물론 휴전선에서 가까운 군사지대여서 군부대와의 협의 등 남은 절차가 복잡하다.

 또한 지역환경단체들도 준설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노현기(49) 파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임진강 하구는 주요 하천 가운데 바다와 강이 만나는 자연환경이 보전된 유일한 하천”이라며 “자연하구의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준설 대신 제방 보강 등을 통한 수방 대책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파주·연천=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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