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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 100일 발언 분석] 하루에 국민 8회, 경제발전 3회

국민 807회, 국민행복 214회, 경제발전 314회, 경제민주화 37회, 양극화 0.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2월 25일) 이후부터 5월 27일까지의 기념사, 축사, 회의 주재 발언, 현장 방문 발언 등을 곽준혁 숭실대 가치와 윤리연구소 공동소장과 본지 취재팀이 분석한 결과다.

 곽 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리더십은 ‘소명(召命)적 리더십’이다. 개인보다 국가를 위하는 헌신성을 강조한다. 그 소명의 맨 앞에는 국민행복·경제발전 같은 단어가 놓였다. 지난 100일 동안 박 대통령은 하루 8회 이상 국민을, 하루 3회 이상 경제발전을 강조해 왔다. 사회안전(159회)·안보(95회)도 국정의 핵심 키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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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에 야권에서 오래전부터 제기한 이슈인 ‘양극화’와 같은 표현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경제민주화란 표현도 집권 초기에는 자주 등장했으나 점점 줄어들었다. 대국민 연설에서는 두 차례 등장하는 데 그쳤고, 35회의 발언도 대체로 “경제민주화의 후퇴가 아니다”고 해명하는 데 사용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 키워드로 사용했던 표현도 자주 사용하지 않았다. 동반성장(4회)이나 상생(13회)이란 단어가 모두 17차례만 사용된 게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이 대중과의 교감을 강조하면서도 불통 논란에 시달린 건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곽 소장은 ▶계층이나 사회갈등을 보는 시각이 보수적이어서 이익집단 간 갈등으로 축소해 보려 하고 ▶불필요한 여론 조성을 막는 데 신경을 많이 쓰며 ▶필요한 것만 전달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곽 소장은 “대통령이 대중을 설득하기 위해선 대중에게 직접 다가가는 것이 중요한데, 대상인 국민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에 대한 언급이 적은 분야도 있었다”며 “이런 리더십의 경우 안정감은 높은 데 반해 대 국민 설득에는 한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대통령의 섬세함과 배려가 묻어나는 ‘깨알 리더십’을 보여주는 표현들도 두드러졌다.

 다소 딱딱하고 형식적이었던 공식 담화나 연설문과 달리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나 국무회의를 주재할 때 박 대통령은 민원카드 작성 업무 같은 정부 부처 사무관이 챙길 단위의 일까지 지시했다.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선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만 총 8000자 분량이었고, 같은 달 20일 수석비서관 회의 지시사항은 1만2000자(A4용지 15쪽)에 달했다. 지난 3~4월 정부 부처 업무보고 기간에만 79건의 지시사항을 쏟아냈다.

 깨알 같은 지시는 살림살이를 구석구석 살피는 어머니를 연상시킨다는 평이 많다.

 박 대통령은 20일 회의에서 “소중한 아이가 앓고 튼튼하게 자라지 못하면 모든 부처가 어떻게든지 쑥쑥 자라게 하기 위해 정성을 다해야 된다. 애가 잘 자라지 못하는데 노력한 것을 갖고 자랑하겠느냐”며 정책을 ‘아이’에 비유했다. ▶유치원 방과후 영어학습 과정 개선 ▶산간벽지와 오지에 동영상 강의 등을 통한 문화혜택 제공 ▶화학사고 예방을 위한 정부와 업체 및 근로자 간 회의 ▶어린이집 관련 자료 전부 공개 ▶지방재정 투명화 ▶퇴직층에 대한 인력 수요 파악 ▶행복주택 사업을 위한 수요자들의 불편 조사 ▶군 장병들 노고에 대한 격려. 이날 회의에서의 지시사항이었다.

 어머니 같은 여성 대통령의 이미지는 ‘공약가계부’(박근혜정부 공약 이행을 위한 재정계획)라는 표현에도 담겨 있다. 청와대 민원비서관 인선을 특별히 고심하다 임종훈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을 임명한 뒤 대통령이 주재하는 모든 회의에 배석시키고 미국 순방 때 동행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출범 직후부터 공약 이행을 위해 내각과 청와대 말단까지 팀 플레이를 강조하던 박 대통령은 최근 들어 참모들을 다그치는 빈도가 늘었다. 2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새 정부는 성과로 말을 해야 된다.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낼 수 있게 달라붙어야 된다”며 ‘올코트 프레싱’을 주문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선 “신(神)이 나에게 48시간을 주셨으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했을 텐데…”라는 말도 했다.

신용호·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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