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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완 10년 만에 검찰 무혐의 왜

지난달 15일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는 안전행정부가 관리하는 국고 계좌로 121억5337만원을 송금해 환수 조치했다. 현금 36억5000여만원과 자기앞수표 43억6000여만원, 주택채권 41억2000여만원 등의 주인이 10년간 끝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돈은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현대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던 2003년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확보했던 것이다. 문제의 돈을 검찰에 들고 간 사람은 이 사건의 자금 거래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무기거래상 김영완(60·사진)씨다. 그는 당시 돈을 중수부에 임의 제출하면서 “소유자는 박지원(70) 의원이고, 나는 보관 중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일 김씨를 최종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대북송금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송두환) 출범 직전인 2003년 3월 김씨가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도피한 지 10년3개월 만이다. 검찰은 문제의 돈 주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김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특검팀은 대통령 비서실장 재직 시절 4억5000만 달러의 대북송금을 주도하고 김씨를 통해 현대그룹 비자금 150억원을 받은 혐의로 박지원 의원을 구속 기소했다. 박 의원은 1심과 2심에서 각각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파기환송심을 거쳐 2006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압수된 121억여원에 대해 “현대 측과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 나와 관계없는 돈이다”는 박 의원의 주장을 대법원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반면에 김씨를 통해 현대 비자금 200억원을 받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권노갑(83) 전 민주당 고문은 2004년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검찰은 남은 의혹이 있다고 판단하고 2011년 11월 26일 김씨를 국내로 불러들여 두 차례 조사를 벌였다. 150억원과 200억원 외에도 김씨가 2000년 2월 대북사업 협력 명목으로 현대그룹으로부터 3000만 달러를 송금받았다는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김씨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3000만 달러를 스위스 계좌로 보냈다는 송금 내역이 없고,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관련 사실을 부인해 혐의를 입증할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상선 미주법인의 자금 거래 관련 자료를 뒤졌으나 의심스러운 돈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특별검사팀에서 “김씨가 지정한 스위스 계좌에 3000만 달러를 송금했다”고 진술했던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은 2003년 8월 계동 사옥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 전 회장 사망과 함께 묻힌 ‘3000만 달러의 진실’을 검찰이 끝내 파헤치지 못한 것이다. 대검 중수부는 폐지 직전인 지난 2월 15일 관보에 121억원에 대해 돌려받을 대상자는 ‘불상’이라고 적시한 공고를 냈다. 돈의 실체는 있는데 주인을 못 찾은 보기 드문 사례가 된 것이다. 김씨를 무혐의 처분함으로써 10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북송금과 현대 비자금 사건은 검찰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됐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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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