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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잡은 아마, 이수민

이수민
아버지는 아들에게 ‘넌 아마추어이니 즐기면서 치라’고 했다. 그러나 아들은 다른 전략을 짰다. ‘3타 차 선두가 아니라 오히려 3타를 뒤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국내 남자 프로골프에서 7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자가 탄생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캐디로 나서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를 보여줬다. 현 골프 국가대표 에이스인 이수민(20·중앙대)과 스키 선수 출신인 아버지 이정렬(48)씨가 힘을 합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J골프 시리즈 군산CC 오픈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2일 전북 군산 골프장의 리드·레이크 코스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전날 62타의 코스레코드를 작성하며 단독선두로 뛰어오른 이수민은 이날 버디 3,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합계 16언더파로 쟁쟁한 프로들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린 강경남(30·우리투자증권·14언더파)이 무려 6타를 줄이며 맹추격해 왔지만 이수민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수민은 이로써 KPGA 코리안 투어에서 2006년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삼성베네스트 오픈 우승·당시 20세) 이후 7년 만에 프로 무대에서 우승한 여섯 번째 아마추어 챔피언이 됐다. 그뿐만 아니라 20대 국가대표 출신 가운데 김경태-노승열-김민휘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이수민은 “2009년 전국체전(강원도 대표·고교 2년)에서 7타 차 선두였지만 1타 차로 역전패한 경험이 있다. 방어적인 샷이 화를 불렀다. 그래서 더 공격적으로 샷을 하기 위해 3타 뒤지고 있다는 시나리오를 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추어로서 오픈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었는데 아버지와 함께 우승하게 돼 더 영광”이라고 했다.

 이수민은 지난해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포함해 전국 규모의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7승을 한 초특급 유망주다. 주니어 시절 우승까지 합치면 20승이 넘는다. 키 1m79㎝, 몸무게 72㎏의 이수민은 열한 살 때 현재 대한스키지도자연맹 이사로 있는 아버지 이씨의 손에 이끌려 골프를 시작했다. 장기는 평균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브 샷과 퍼팅이다.

 이수민은 골프가 자신에게 늘 ‘겸손’을 가르쳐준다고 했다. 그렇지만 양쪽 귀를 뚫고 귀걸이를 할 만큼 발랄한 20대의 청년이다. 그는 “이제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는 것이 1차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군산=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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