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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비판적 개입' EU, 내달 평양·서울 잇따라 방문

주한 EU대표부 사무실에서 만난 토마스 코즐로프스키 대사(왼쪽)와 김창범 대사. 김 대사는 “수교 이후 50년 동안에 한국과 EU는 멀리 떨어진 교역 관계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김경빈 기자]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손을 맞잡은 지 올해로 꼭 50년이 됐다. 수교 당시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가 채 안 되던 한국은 그 사이 세계 8위의 무역대국으로 성장했다. 프랑스 등 여섯 나라의 작은 공동체에 불과했던 EU도 27개 회원국, 인구 5억 명의 경제주체로 거듭났다.

김창범(54) 주벨기에 대사 겸 EU 대사는 “멀리 떨어진 교역관계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발전했다”고 한·EU의 지난 50년을 평가했다. 토마스 코즐로프스키(55) 주한 EU대표부 대사는 “양쪽관계 발전의 근간이 된 건 교역과 투자”라며 “자유무역협정(FTA) 등 공동의 이해를 공유하기 때문에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사가 외교부의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잠시 귀국한 지난달 28일 두 대사를 한자리에 초청해 인터뷰했다.

 - 한국과 EU가 북핵문제 해결에 어떤 협력을 할 수 있을까.

 김 대사(이하 김): “EU는 북한의 변화가 시작되고 대화가 진전될 때 한국정부를 도와 인도적 지원, 교육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자산을 갖고 있는 국가들의 연합체다. 실제로 7개 회원국이 평양에 상주공간을 갖고 있고, 25개 나라가 북한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있다. 북한과 대화 창구를 항상 열어놓고 있다는 얘기다. 또 EU는 국제사회에서 가치를 설정하고 확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러시아 같은 중요한 플레이어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촉진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코즐로프스키 대사(이하 코즐로프스키): EU의 대북정책은 ‘비판적 개입(critical engagement)’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규탄하고 있다. 동시에 의사소통 채널도 열어놓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과 같은 기조다. 오는 7월 EU의회 대표단이 평양과 서울을 연달아 방문하기로 했다. 방북 후 서울에 들러 한국 정부·국회 관계자들과 협의할 예정이다.

 - 글로벌 금융위기로 EU가 위기를 맞고 있다. EU가 분열되지는 않을까.

 김: EU는 분열이 아닌 연합의 길을 가고 있다. 경제위기로 EU전체 청년실업률이 25%에 이른 상황이라 반정치 이슈가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 통합, 금융 위기를 막기 위한 재정통합도 추진 중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하지 않나. 시간은 걸리겠지만 50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통합된 유럽이 될 것이다.

 코즐로프스키: 1997~98년 외환위기 때 한국은 굉장히 어려웠다. 그러나 위기가 있어 개혁이 가능했고 최근 4년간의 금융위기를 견뎌냈다. EU도 위기를 넘어서면 더 견고해 질 거다.

 - EU 통합을 위해서는 각 국가들이 주권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데.

 코즐로프스키: EU는 지역통합조직이다. 회원국들이 스스로 주권을 EU로 이전하겠다고 결정했다는 얘기다. 앞으로 이 과정이 심화되고 얼마나 확대될 것인가가 관건이다. 현 시점에선 단일 화폐를 넘어선 재정통합과 경제정책 통합이 중요하다.

 - EU가 한국에 기대하는 역할은.

 코즐로프스키: 한국과 EU는 민주주의·평화·시장경제 등 기본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이집트·리비아 사태나 인도양에서의 해적 퇴치 등 전 세계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양쪽이 힘을 합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아프리카 원조도 양쪽이 협력하면 더 큰 원조가 가능할 것이다.

 김: 대학생, 연구원 등의 한·EU 교류를 늘리는 프로그램에 역점을 둘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서도 EU가 갖고 있는 연구개발(R&D)과 혁신역량, 그리고 중소기업의 역량 등을 어떻게 결합시키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글=채승기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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