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취재일기] 이념의 틈바구니에 낀 '축구선수' 정대세

송지훈
일간스포츠 J스포츠팀
축구팀장
축구계가 때아닌 ‘색깔 논쟁’으로 시끄럽다. 북한 축구대표 출신으로 프로축구 K리그에서 뛰는 정대세(29·수원 삼성)가 중심에 있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올스타 투표에서 정대세가 공격수 부문 중간 선두에 오르자 일부 네티즌이 “북한 대표팀에서 뛰는 빨갱이가 한국 올스타전에 뛰는 게 말이 되느냐. 당장 (순위를) 끌어내려야 한다”며 인터넷에 자극적인 글을 올린 게 발단이 됐다. 이상기류를 감지한 정대세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유감의 뜻을 표현한 이후 상황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이후 ‘반(反)정대세’를 자처하는 일부 네티즌이 정대세가 2010 남아공월드컵 출전 직후 영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정일을 존경한다. 무슨 행동을 하든 따를 것”이라고 한 내용을 문제 삼으며 “K리그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일 오후 현재 정대세는 올스타 투표에서 이동국(34·전북 현대), 데얀(32·FC 서울)에게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이번 투표에서 공격수는 두 명만 선발한다.

 정대세는 일본 아이치현(縣) 출신의 재일동포 3세로, 한국·북한·일본의 교집합에 서 있는 인물이다. 경북 의성 출신인 조부의 피를 물려받아 한국 국적자로 태어났지만, 재외국민 등록을 하지 않아 여느 재일동포와 마찬가지로 조선인(해방 전 조선을 의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왔다. 일본 사회에서 성장하며 일본인의 생활 문화와 사고방식을 체득했고, 조총련계가 운영하는 ‘민족학교’에서 주체사상에 입각한 교육을 받았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우리 선수』라는 책을 통해 정대세를 조명한 재일동포 스포츠 칼럼니스트 신무광씨는 “정대세는 한·북·일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인”이라며 “여느 자이니치(在日·재일동포)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성장했다”고 말했다.

 정작 정대세 자신은 국적이나 이념에 철저히 무관심한 인물이다. 지난 2월 정대세는 “나를 남북 또는 북·일 화해의 아이콘으로 보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 쪽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 “내가 대표하는 건 한국도, 북한도, 일본도 아닌 자이니치다. 내가 잘해야 자이니치 후배들이 K리그 또는 J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에 온 이후 한국분들이 친근하게 맞아주셔서 늘 감사하다. 나를 ‘북한 대표 정대세’가 아닌 ‘축구선수 정대세’로 봐주시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정대세가 K리그에서 뛸 수 있었던 건 우리 사회가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는 대전제를 인정하고 수용했기 때문이다. 정대세는 ‘평화의 메신저’도 ‘북측 공작원’도 아닌 그냥 축구선수일 뿐이다.

송지훈 일간스포츠 J스포츠팀 축구팀장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