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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499> 세계의 이색 박물관

채승기 기자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런던의 대영박물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인류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집대성해 놓은 장소입니다. 그러나 모든 박물관이 고고학적 자료와 역사적 유물만을 전시하지는 않습니다. 바비인형만으로, 그룹 아바만으로 채워진 박물관도 있습니다. 누구에겐 한낱 인형이, 누군가에겐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보물이기도 합니다. 각국의 이색 박물관을 찾아봤습니다.

채승기 기자

지난 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아바 박물관에 아바의 활동 당시 사진이 전시돼 있다. 이 박물관에서는 멤버들이 쓰던 악기와 의상 등 ‘아바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다. [스톡홀름 AP=뉴시스]

● 스웨덴-아바 박물관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인 보컬그룹 아바(ABBA)를 기념하는 박물관이다. 올 5월 세계 최초로 개관했다. 스톡홀름의 유르가르덴 섬에 들어선 이 박물관에는 아바가 음반을 녹음하던 스튜디오, 옷을 갈아입던 의상실 등이 똑같이 재현돼 있다. 아바 멤버들이 사용한 악기와 의상, 기념품도 전시해 놓았다. 이들의 결혼 스토리 등 사적인 얘기들도 엿볼 수 있다. 녹음 스튜디오에서는 관람객들이 ‘맘마미아’ ‘댄싱퀸’ 같은 아바의 히트곡을 들으며 따라 부를 수 있게 해놓았다. 디스코룸에서는 아바의 다섯 번째 멤버가 돼 함께 춤을 출 수도 있다. 아바의 데뷔앨범 ‘링 링(Ring, Ring)’의 대표곡인 ‘링 링’을 기념하는 전시실에는 1970년대 전화기 한 대도 놓여 있다. 전화 번호는 아바의 멤버인 프리다·아그네사·비욘·베니 4명만이 알고 있다. 운이 좋은 관람객들은 이들 4명이 가끔 걸어오는 전화를 받아 통화를 할 수도 있다. 박물관 측은 “이미 몇 주치 입장권이 매진됐다”며 “올 한 해에만 25만 명의 관람객이 박물관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바는 두 쌍의 부부로 구성된 4인조 그룹이다. 멤버들은 이후 모두 이혼했지만 활동을 계속하다가 80년대 초 그룹을 해체했다. 전 세계에서 약 4억만 장의 앨범을 판매했다.

● 미국·독일-바비 드림하우스  ‘바비 드림하우스’는 박물관이라기보단 실제 크기의 ‘바비인형의 집’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선라이즈와 독일 베를린 두 군데에 있다. 각각 1만㎡, 2500㎡규모다. 두 군데 모두 올 5월에 문을 열었다. 바비인형을 탄생시킨 미국의 완구업체 마텔(Mattel)과 이벤트 회사 EMS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고 1년에 걸쳐 완공했다. 바비 드림하우스에는 약 10㎏ 분량의 반짝이(Glitter)와 약 380L의 분홍색 페인트 등이 사용됐다. 온통 반짝거리고 분홍빛이란 얘기다. 입구에서부터 거대한 분홍 하이힐 모양의 분수가 관람객을 맞는다. 관람객들은 바비의 거실·침실·옷장·부엌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거대한 옷장에선 바비인형의 옷도 직접 입어볼 수 있다. 350여 종의 바비인형은 물론 바비의 남자친구인 켄 인형도 전시돼 있다.

 1959년 마텔이 처음 선보인 바비인형은 전 세계적으로 3초에 1개씩 팔리는 베스트셀러다. 그만큼 팬도 많고 안티팬도 많다. 실제 독일 베를린의 바비드림하우스 개장 당일에는 페멘(Femen) 등 국제여성인권단체 회원 1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깡마른 바비인형이 아이들에게 왜곡된 미적 감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바비인형 때문에 아이들이 거식증에 걸리고 있다”며 바비드림하우스의 철수를 요구했다.

● 일본-안도 모모후쿠 인스턴트 라면 박물관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이 박물관은 컵라면을 처음 만든 안도 모모후쿠의 이름을 따 ‘안도 모모후쿠 기념관’으로도 불린다. 그가 창업한 일본 라면 회사 닛신식품에서 2007년 사망한 안도 모모후쿠를 기리기 위해 2011년 개관했다. 1만㎡, 5층 규모의 건물에는 컵라면의 역사와 제조과정이 총망라돼 있다. 닛신식품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우주인용 라면인 ‘스페이스램(ram)’도 전시돼 있다. 2005년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했던 일본 우주인 노구치 소이치가 이 라면을 갖고 우주여행에 나섰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관람객들이 300엔(약 3300원)을 내고 자신만의 컵라면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내 컵라면 공장’이다.

 1910년 당시 일본 식민지였던 대만에서 출생한 안도는 1933년 일본으로 이주했다. 안도는 패전 이후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던 일본 내 실정을 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948년 닛신식품을 창립한 안도는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1958년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멘’을 발표했다. 이후 그는 1971년 ‘컵라면’ 개발에도 성공하며 ‘라면왕’으로 불렸다.

● 독일-커리부르스트(카레소시지) 박물관   커리부르스트(Currywurst)는 굽거나 튀긴 소시지에 케첩과 카레가루를 뿌려 먹는 독일 베를린의 대표 길거리 음식이다. 독일인 헤르타 호이버가 1949년 자신의 음식점에서 팔기 시작한 게 시초다. 커리부르스트 박물관은 커리부르스트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큐레이터인 마틴 뢰버가 2009년 만들었다. 그는 당시 “커리부르스트 외 어떤 독일 음식도 이처럼 역사에 영감을 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물관에는 커리부르스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이 마련돼 있다. 소시지를 칼로 잘라 보는 체험 코너도 운영된다.

 마틴 뢰버의 말처럼 베를린 시민들의 커리부르스트 사랑은 유별나다. ‘커리부르스트의 발명’이라는 소설이 1993년 출판됐을 정도다. 동명의 영화도 2008년 제작됐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커리부르스트의 열혈 팬으로 알려져 있다.

● 캄보디아-지뢰 박물관  크메르루주에 징집돼 캄보디아 곳곳에 수많은 지뢰를 심었던 소년병 출신 아키 라가 1997년 캄보디아 제2의 도시 시엠리아프에 만든 박물관이다. 박물관이라기보다는 허름한 시골집에 더 가깝다. 아키 라가 지뢰의 무서움과 전쟁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비정부기구(NGO) 등과 기금을 모아 지었다. 그가 1993년부터 제거한 지뢰 수천 개와, 지뢰로 장애를 입은 어린이들의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입장권 판매 수익은 지뢰 피해를 본 어린이를 돌보는 데 쓰인다.

 1975∼79년 캄보디아를 지배했던 크메르루주는 캄보디아 전체 인구 700만 명 중 3분의 1 가까이 학살한 ‘킬링필드’로 악명 높다. 캄보디아에선 지금까지 6만3000여 명이 지뢰 피해를 봤고 이 중 약 2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캄보디아 정부와 국제사회는 아직 캄보디아에 400만∼500만 개의 지뢰가 더 묻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아이슬란드-음경 박물관   아이슬란드의 작은 어촌 마을 후사비크에 있는 음경박물관은 1997년 문을 열었다. 아이슬란드에서 37년간 교편을 잡았던 시규더 야타르손이 은퇴 후 설립했다. 전시물만큼 설립 배경도 독특하다. 시규더가 어렸을 적 황소 성기로 만든 채찍을 선물받은 게 계기가 됐다. 고래·물개·곰 등 약 280여 종 포유류들의 성기가 전시돼 있다. 특히 170㎝에 달하는 향유고래의 성기, 2㎜ 크기의 햄스터 음경 뼈, 비정상적으로 큰 캐나다 해마 음경 뼈 등이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황소의 고환으로 만들어진 전등갓 등 성기를 주제로 한 공예품들도 전시돼 있다. 대부분의 성기들은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겨 있거나 말려져 벽에 걸려 있다. 관람객들의 60%는 여성이다. 캐나다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마지막 멤버’에 박물관이 소개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2011년에는 박물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사람의 음경을 전시해 화제가 됐다. 이 지역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던 폴 아르아손의 것인데, 그는 이미 15년 전에 사후 이 박물관에 음경을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아르아손 외에도 미국·영국·독일인 등 3명의 성기 기증 예정자들이 더 있다.

● 일본-기생충 박물관  도쿄(東京)도 메구로(目黑)구에 있다. 메구로 박물관, 혹은 기생충 박물관으로 불린다. 기생충에 관한 표본 및 관련서적을 전시한다. 기생충이 그려진 티셔츠·볼펜 같은 기념품도 판매한다. 1953년 의학박사 카메가이 사토루가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1957년에 문부성으로부터 재단법인 허가를 받았다. 기생충에 관한 연구 외에 표본·문헌 수집과 출판활동도 하고 있다. 전시를 통해 기생충의 해악을 널리 알리는 계몽과 교육활동도 중요한 목적이다.

 지하 1층과 지상 6층 규모 건물로, 지하 1층에는 약 6만여 권의 문헌과 5만여 점의 표본이 소장돼 있다. 3층은 연구실, 4층은 관장실과 문헌실, 5층은 자료실과 연구실이 있다. 관람객들에겐 1·2층만 개방된다. 1·2 층은 기생충 표본과 관련 자료 전시실이다. 벼룩·회충 ·심장사상충·일본주혈흡충 등 기생충이 총 망라돼 있다. 기생충에 감염된 송어회를 잘못 먹은 여성의 몸에서 꺼낸 8.8m 길이의 기생충도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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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