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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선비춤 배우고… 별 보며 숲길 걸으며 명상에 잠기고…

‘대한민국 힐링마을’ 참관단 일행이 양평군 세미원 장독대분수에서 솟구치는 물을 만지며 즐거워하고 있다. 장독 365개는 남한강물을 끌어와 정화한 후 수중식물에 깨끗한 물을 공급한다.

스트레스를 풀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healing)’이 대세다. 많은 사람이 힐링을 찾아 휴양지로 떠난다.

하지만 ‘쉼’은 있어도 ‘재미’는 부족한 곳이 대부분이다. 때론 스트레스를 더 받고 돌아온다. 쉼과 신선한 자극이 있는 진정한 힐링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전국에 숨어있는 힐링 명소를 발굴해 소개하는 ‘대한민국 힐링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대한민국 힐링마을 1호는 경기도 양평군이다. 이번 선정을 기념해 중앙일보와 양평군은 마음을 씻는 ‘세심(洗心)여행’을 준비했다. 힐링마을 체험단을 모집해 이달 17·18일 힐링 콘텐트로 꽉 찬 양평군의 진면모를 체험하러 떠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기자가 미리 맛본 양평군 세심여행으로 안내한다.

글=정심교 기자 , 사진=김수정 기자

연꽃 만개를 앞둔 한반도 모양의 연못.
서울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세미원(洗美苑)’. 이곳은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한다는 동산이다. 중국 옛 성현 장자의 관수세심(觀水洗心)·관화미심(觀花美心)에서 이름을 따왔다. 입구에 도달하는 길목부터 마음을 씻어내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입구 앞엔 물이 살짝 흘러나오는 돌판이 있다. ‘세족대’이다. 이곳에 서면 콸콸 흘러나오는 물에 신발의 흙을 씻어낼 수 있다. 세심을 상징한다. 출입문 위쪽에 불이문(不二門)이라는 문패가 달려 있다. 세미원 이훈석 상임이사는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입구를 지나면 한반도를 형상화한 연못이 나온다. 큰 돌이 연못 테두리를 감싸고 있어 장엄하다. 지도 모양의 연못 중 백두산쪽 돌과 식물은 실제로 백두산에 있는 것을 들여왔다. 이 연못을 포함해 세미원 곳곳에서는 연꽃이 피어난다. 연꽃은 힐링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이다. 수중식물 중 수질을 정화하는 능력이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상임이사는 “더러운 곳에서 피어나도 자신은 물론 주변 물까지 깨끗하게 하는 꽃이다. 나와 남을 정화하는 것이 바로 힐링”이라고 정의했다.

 연못을 지나면 ‘장독대 분수’가 나온다. 둥그렇게 둘러 싸고 있는 담 안쪽에 장독 365개가 놓여 있다. 장독 뚜껑에 난 구멍을 통해 물줄기가 콸콸 솟아난다. 정중앙에 소나무 네 그루가 심어져 있다. 그 안에 기다란 돌상이 있다. 1년 365일 가정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물 떠 놓고 울며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표현했다. 이 상임이사는 “남한강물을 끌어 와 이 장독에서 정화시켜 세미원 수중식물에 맑은 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빨래판 위 걸으며 마음 씻어내

권오춘 이사장(해동경사연구소)이 전통한옥인 초은당 앞뜰에서 선비춤을 선보이고 있다.

조금 더 걸으면 옥으로 만든 빨래판이 길바닥에 길게 나 있다. ‘세심로’이다. 확 트인 한강을 바라보며 오물을 지우는 빨래판처럼 마음 속 응어리를 덜어내라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세미원에서 20분을 달리면 ‘초은당(招隱當)’이라는 고택에 도착한다. ‘어진 이들을 초대해 노니는 집’이란 뜻의 초은당은 인간문화재 제74호 최기영 대목장이 설계한 한옥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13호 옻칠장 정수화 선생을 초빙해 마룻바닥부터 벽·문·천장·외벽 등에 옻칠을 했다. 방바닥엔 삼베가 발라져 있다. 이곳 주인인 권오춘 이사장(해동경사연구소·한학자)은 “옻칠과 삼베는 전통한옥도 상징하지만 피부 건강에도 좋다. 지인이 3일 묵었는데 아토피 피부병이 많이 개선된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곳은 약 2975㎡의 넓은 뜰에 본채 30칸·별채 5칸의 기와집이 세워진 전통한옥이다. 한옥의 멋을 고스란히 살린 덕에 조순 전 서울시장 및 외교관 등이 묵고 갈 만큼 입소문이 났다. 물과 산으로 둘러싸인 초은당 툇마루에 누우면 꿩·뻐꾹새 등 각종 새들의 지저귀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선비춤·별 명상·색채요법 등으로 힐링

일반인에게는 초은당을 처음 공개한다는 권씨. 그는 “한학을 배우면서 선비춤과 교방춤의 매력에 푹 빠졌다”며 선비춤을 직접 선보였다. 발뒤꿈치부터 앞쪽으로 천천히 내딛으며 부채와 함께 춤을 춘 그는 10분 뒤 땀으로 샤워를 했다. 권씨는 “360개의 뼈마디를 천천히 움직이며 몸 안의 나쁜 기운과 감정을 춤을 통해 밖으로 내뿜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7일 저녁 체험단에게 선비춤을 전수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선비춤 이외에도 특별한 힐링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별 명상’이다. 초은당의 잔디밭에 누워 밤하늘의 별빛을 바라보며 명상하는 방법을 배운다. 선문화진흥원 정래홍 명상지도사는 “별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마음의 고향을 상징한다. 별이 전하는 맑은 에너지를 통해 동심을 되찾고 삶의 무게를 내려놓는 명상법을 알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음휴양림에서는 숲의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끼며 걷기 명상을 체험한다. 피톤치드는 인체의 우울감을 낮추고 면역력을 증진한. 숲을 걸으면 뇌에서 세로토닌 호르몬이 분비돼 기분이 상쾌하다. 8㎞ 길이의 물소리길(2코스)을 눈감고 걸으면 한강의 물소리를 들으며 명상에 취할 수 있다.

특별한 체험은 또 있다. ‘색채치유’다. 색채치유연구소 박광수 소장은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무지개 색을 기자의 손에 발라줬다. 그는 빛 에너지를 몸 안에 투입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색채치유요법을 연구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색채를 이용한 심리·신체 치유를 보여줄 계획이다.

 일본 지형요법 전문가인 키노시타 박사는 최근 자국인 108명을 대상으로 힐링 전후 건강상태를 비교했다. 자연에서 걷고, 명상하고, 운동하며, 식사하는 요법을 2개월 간 적용했다. 타액·혈액 등을 채취해 건강상태를 관찰했다. 그러자 피험자 대부분이 면역호르몬·뇌 전두엽 활성도·근육량은 늘고 스트레스 지수·지방량은 줄었다. 키노시타 박사는 “두 강줄기가 산과 만나는 양평은 물과 숲이 골고루 어우러져 힐링을 위한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힐링마을 제1기 체험단 모집합니다

▶일정: 6월 17~18일(1박 2일) ▶인원: 60명
▶신청 마감: 6월 11일 ▶장소: 양평군
▶참가비: 1인당 19만7000원
▶문의: 힐링마을 접수처 홍승규 과장(02-777-6975)
대한민국 힐링마을 홈페이지(www.healvil.co.kr)


인터뷰 - 김선교 양평군수
“과학적으로 검증된 최고의 건강 프로그램 운영할 것”


양평군은 군청 내 ‘헬스투어팀’을 개설하고 헬스투어리즘을 도입했다. 공장 유치보다는 자연환경을 활용한 힐링산업 육성을 선택했다. 다음은 김선교 양평군수(사진)와의 일문일답.

-양평군청 내 헬스투어팀을 조직한 배경은.

“고용창출의 기반인 공장유치도 각종 규제 때문에 실현하기 까다롭다. 양평군은 산과 물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헬스투어’라는 관광테마를 선정했다. 일본에서는 강물을 오래 바라보면 우울감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등 자연이 주는 건강상 이점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양평군청 헬스투어팀도 과학적인 검증을 토대로 자연을 지키며 건강을 증진하는 최고의 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다.”

-양평군의 헬스투어리즘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최근 힐링이 월빙을 제치고 사회·문화의 주요 코드로 부상하고 있다. 웰빙과 힐링은 둘 다 행복을 추구한다. 하지만 웰빙은 신체적 건강과 삶의 만족도 제고를, 힐링은 마음과 정신의 상처 치유를 강조한다. 취업난 등 생존경쟁에 내몰린 젊은층을 중심으로 공감·위로·치유에 대한 수요가 늘며 힐링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힐링 트렌드를 반영해 멘탈케어·요가·명상·스파 등 힐링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후반 힐링 열풍이 불며 ‘릴랙세이션(relaxation)’ 산업이 급성장해 2020년 13조엔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평군의 헬스투어리즘은 이를 벤치마킹해 좀더 차상위 개념의 건강 케어와 증진을 도모할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과학적으로 접근해 건강 이점을 입증할 계획이다. 양평군의 헬스투어리즘은 힐링·에코·스포츠·먹거리 등 건강과 관련된 전반적인 가치를 추구한다.”

-향후 헬스투어리즘 운영 계획은.

 “헬스투어리즘을 주제로 한 관광 활성화는 음식점·토산품·운수업계 등 관광 연관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다. 헬스투어리즘 이미지를 부각하고 홍보해 국민이 양평을 전국 대표 힐링 여행지로 선택하도록 할 것이다. 마을별 청결·질서·예의 실천운동을 전개해 양평을 관광형 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힐링을 원하는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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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