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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 칼럼] 사진가 신미식의 나눔여행

어디론가 떠나는 것, 몸과 마음의 휴식, 나를 만나러 가는 길, 나를 비추는 거울, 트러블·염려·고생, 새로운 눈을 갖는 것…. 여행에 대해 사람들이 품고 있는 생각이다. 누구나 여행을 꿈꾼다. 여행을 떠올리면 괜히 즐겁다. 여행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감동이 오기 전에는 셔터를 누르지 마라』의 저자 신미식(51)씨는 여행사진가다. 나이 서른에 카메라를 장만하고 3년 뒤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후 20여 년 동안 프리랜서 사진가로 세계 곳곳을 돌며 다양한 매체에 글·사진을 연재해 왔다. 또한 26권의 책을 펴내고 10여 회 사진전도 열었다. 그런 신 작가가 새로운 여행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른바 나눔여행이다. 2005년 아프리카의 외딴섬 마다가스카르를 처음 다녀오고 나서다. 최빈국인 이 나라는 2200만 인구 중 70%가 하루 1달러 이하로 연명한다. “아프리카는 신용불량자 상태였던 나에게 위안과 힘을 주었어요. 빈곤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 살면서도 환한 미소를 짓던 아이들이 내게 희망을 주었거든요. 그들에게 미안했어요. 애니메이션 영화 ‘마다가스카르’를 정작 그곳 아이들은 못 봤더군요.”

 신미식 작가는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리라 다짐했다. 그러곤 가족사진을 촬영했다. 해맑은 미소로 맞아준 그들에게 당장 해줄 수 있는 일은 사진을 찍어주는 것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그는 아프리카에 대한 책을 출간하고 사진전을 열었다.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블로그를 통해 마다가스카르를 소개하고 후원금을 모았다. 그리고 2년 뒤 뜻을 함께하는 블로그 친구 13명과 빔프로젝터, 스크린 등을 준비해 마다가스카르로 다시 갔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칭기의 깜깜한 시골 동네 공터에 6m 스크린을 설치하고 발전기를 돌려 영화를 상영했다.

 처음 영화를 본 아이들과 주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의 첫째 아프리카 꿈은 그렇게 이뤄졌다. “혼자 꿈꾸면 꿈이지만 여럿이 꿈꾸면 현실이 돼요. 블로그 친구와 후원자들이 고마울 뿐입니다.” 신 작가의 나눔여행은 해를 거듭하며 확장됐다. ‘아프리카 후원의 밤’ 콘서트와 카페·블로그를 통해 모금활동을 펼쳤다. 해마다 마다가스카르를 찾아 가족사진을 찍어주고, 학교에 우물을 파주고, 도서관을 만들고, 장학금을 주는 등 다양한 도움을 줬다.

 지난해엔 에티오피아의 빈민들에게 1000켤레의 신발을 나눠줬다. 신발만 신고 다녀도 병균 감염이 덜 돼 사망률이 25% 감소할 수 있다는 통계에 충격을 받고서다. 지난 3월에는 후원자들과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밤새 추위에 떨고 사는 60가구에 매트리스를 기증하고, 700가구의 가족사진을 촬영해 액자로 만들어주었다. 가족사진 한 장 없는 그들에게 사진 선물만큼 귀한 것도 없다. 사진을 찍으려 온 가족이 반나절을 걸어오기도 했다.

 신 작가가 촬영한 가족사진은 올 9월 사진집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신 작가에겐 작품이고, 그들에겐 귀한 기념사진이다. 신 작가는 초등학교 4학년 소풍 때 어머니와 찍은 빛 바랜 사진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사진이 없다는 게 얼마나 큰 슬픔인지 그는 절절하게 알고 있다.

 신미식의 나눔여행은 해마다 진화하고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이제 그는 마다가스카르·에티오피아에 각각 5개의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꿈을 품고 있다.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과 꿈을 키워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눔이란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 어려운 이웃의 행복한 모습을 볼 때 내가 더 행복하니까요. 내 작은 정성이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생명을 구하는 것만큼 큰 행복이 있을까요?” 그의 나눔여행이 모두의 기쁨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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