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중앙시평] 여성이 한국을 강한 나라로 만든다

마이클 그린
미국 CSIS 고문
무엇이 한국을 더욱 강하고 성공적인 국가로 만들 것인가? 최근 서울을 방문했을 때 이와 관련해 많은 토론이 벌어지는 것을 필자는 들었다. 어떤 사람은 ‘핵 주권’이라고 했고, 다른 사람은 ‘북한과의 대화’라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경제민주화’라고 주장했다. 한국을 강하고 성공적인 국가로 만드는 방안에 대한 나의 답은 ‘한국 여성’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말하는 게 아니다. 박 대통령은 성공적인 한국 여성임에 틀림없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모든 여성이다.



 첫째, 여성은 침체한 한국 경제를 장기적으로 성장시킬 핵심이요, 열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한국의 2013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2.6%로 낮췄다. 지난해 11월에 제시했던 전망치는 3.15%였다. 성장이 둔화한 원인은 다양하지만 하나의 분명한 해결책이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늘리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의 ‘글로벌 젠더 지표(Global Gender Index)’는 경제활동 참가를 기준으로 볼 때 세계 116위였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인 53%(남성은 75%)였고 이는 지난 20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선진국 중 가장 큰 39%에 이른다. 여러 계량경제학적 모델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늘면 나라를 불문하고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올라간다. 그리고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여성의 참가가 한국 경제를 활성화할 여지는 더욱 크다. 예컨대 골드먼삭스가 일본에서 상세하게 위미노믹스(Womenomics: 여성이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이론)를 분석한 결과를 보자.



이에 따르면 일본에서 남녀의 임금격차를 없애면 GDP가 무려 15% 높아진다. 그런데 일본의 글로벌 젠더 지수 순위는 102위다. 이 지수가 116위인 한국의 GDP는 여성이 참가하면 일본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둘째, 여성은 한국이 맞고 있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인구학적 변화의 해결책이다. 현재 한국의 대체출산율은 1.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 비율이 2.1명은 돼야 은퇴하는 모든 남녀를 대체할 새 인력을 공급할 수 있다. 대체출산율이 이처럼 낮으면 노령화 사회의 사회복지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이렇게 낮은 출산율은 군대의 인력 충원에서 경제 혁신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는 조지타운대의 동료교수인 인구학자 베스티 스티븐스가 보여준 바 있다.



현재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많은 여성이 아기를 낳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교육비가 너무 비싸고 낮에 아기를 맡기는 비용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이는 OECD의 다른 국가들에서 나타났듯 정부 정책으로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다.



 셋째, 사회에서 여성의 총체적인 권리를 강화하는 것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만일 일과 가정생활 사이의 균형에 관한 여성의 선택권을 사회가 존중한다면, 그리고 승진과 리더십을 위한 진정한 기회를 제공한다면 직장에서 여성의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고 가정에서 자녀를 더 낳을 것이다.



 최근 청와대 윤창중 전 대변인이 워싱턴에서 한인 여성인턴을 성추행한 혐의와 관련한 스캔들을 보자. 미디어는 이를 정치적 관점에서 보도했다. 하지만 논쟁을 해야 할 진정한 이슈는 전문직 여성과 여성 일반에 대한 존중이다.



이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미 상원의원들은 미군을 상대로 엄격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장성들이 자신의 부하 남성이 저지른 심각한 성추행 혐의를 처벌하지 않거나 심지어 고의로 뒤집기까지 한 사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창중 스캔들은 한국에도 처리해야 할 빙산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성차별 문제를 전통문화에 깊이 각인된 것이라며 고려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전문가도 상당수다. 물론 문화가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외국인의 이민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데 있어 일본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를 앞질렀다. 이민 문제에서 한국이 진보한 것은 부분적으로 비정부기구(NGO) 활동 때문인 동시에 한국이 총체적으로 글로벌화한 덕분이다. 과거 한때 전문가들은 ‘은자(隱者)의 나라’가 이민 문호를 완강히 닫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인상적인 진전이 벌어졌다. 한국에서 여성의 총체적인 권리를 강화하는 것은 평등이나 정의의 문제만이 아니다. 더 강한 국력과 번영을 향하는 통로다.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부소장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