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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호 기자의 레저 터치] 춤추는 레저 정책 … 정부 바뀌면 취미도 바꿔야 하나

손민호 기자
오늘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 95일이 됐다. 취임 100일을 맞는 동안 레저 쪽으로 눈길을 돌릴 여유가 없었겠지만, 그래도 레저 부문에서는 변화의 공기가 은근히 감지된다. 올봄 포착한 레저 부문의 달라진 모습을 나열한다.

MB정부의 정책 기조를 상징하는 색깔이라면 단연 녹색이었다. 친환경·저탄소·생태친화적 등의 낯선 어휘가 어지간한 정책의 머리를 장식했다. 레저 부문은 유독 심했다. 녹색관광 전성시대가 5년 내내 이어졌다.

우선 트레일 사업이 부흥했다. 중앙 부처부터 전국 자치단체까지 길을 낸다고 요란을 떨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와 해파랑길을 비롯해, 산림청의 숲길 프로젝트,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북한산둘레길, 행정안전부의 명품 녹색길, 국토해양부의 해안누리길 등 대형 트레일이 속속 탄생했다. 광역자치단체(강원도 산소길, 부산 갈맷길 등)부터 기초자치단체(군산구불길, 영덕 블루로드 등)까지 지방 행정도 길바닥을 훑고 다녔다. 지난 5년 사이 전국에는 600개가 넘는 트레일이 생겨났다.

지난 5년 온 강산이 길 때문에 홍역을 치른 셈이었다. 중앙 부처마다 길 사업을 발표하자 지자체는 길 하나에 다른 이름을 붙여 부처마다 따로 예산을 받아 챙겼다. 그러다 보니 지방을 돌며 트레일을 만들어주겠다는 트레일 브로커도 나타났다. 영역 다툼도 있었다. 행정안전부에서 제안한 ‘보행법’과 문화관광부 등이 제안한 ‘걷는 길 법’이 부닥치기도 했다.

하나 올해는 분위기가 영 다르다. 길을 만들고 법도 만들었던 행안부(지금은 안행부)가 트레일 예산을 확 줄였다. 나머지 부처도 슬금슬금 발을 빼려는 눈치다. 4대 강 사업과 더불어 탄력을 받은 자전거길 사업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자체의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 저마다 자전거 전담 부서를 꾸리며 부산을 떨더니 올해는 길 보수공사마저 예산 타령을 한다. 1년 전에는 어림도 없던 행동이다.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는 건 ‘국토 끝섬 관광자원화 사업’이다. 2009년 계획을 수립했다가 이듬해 접었던 사업이었는데 지난해 늦여름 갑자기 부활했다. 당시 최광식 문화부 장관이 낙도 중의 낙도라는 가거도까지 들어갈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러나 올해 국토 끝섬 소식은 잠잠하다. 이유는 사업 재개 시점과 관계가 있다. 지난해 8월 MB가 독도에 상륙한 지 한 달쯤 뒤 국토 끝섬 사업이 재개됐다.

반면에 문화재청은 요즘 바빠 보인다. 전국의 문화 유산 지킴이를 모아놓고 문화 유산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사업을 궁리하는 모양이다. 문화 유산 활용은 이번 정부 들어서 임명된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의 전문 분야다.

올봄 여행 레저 판을 좌지우지한 변수는 그러나 외부에 있었다. 엔화 때문에 누구는 울고 누구는 웃는 풍경이 연출됐다. 지난 3월 일본을 여행한 한국인은 지난해보다 26.3% 늘었지만 올 1∼4월 한국에 들어온 일본인은 지난해보다 25% 줄었다. 특히 특급호텔이 죽을 썼다. 특급호텔은 아직 중국인보다 일본인에 기대는 형편이어서다. 지난해 11월 외국인 방문객이 1000만 명을 넘었을 때는 부처마다 제 자랑에 열을 올리더니만, 요즘은 누구도 제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건, 정권이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았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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