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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제민주화 불안감 의원 보좌관 몸값은 뛴다

최근 민주당 국회의원 보좌진 3명이 SK그룹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실의 Y보좌관, 이언주 의원실 L보좌관, 배재정 의원실 S비서관이 그들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8년 동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Y보좌관은 ‘박지원맨’이다. 원내대표실과 의원회관에서 메시지와 일정을 담당하는 등 15년가량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고참’이다.

국회 인맥 풍부한 에이스 모셔라

전현희 전 의원(18대), 이언주 의원(19대) 등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을 보좌해온 L보좌관은 국회 내에서도 정무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 김영춘 전 의원, 새누리당 권영진 전 의원실을 거쳐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다 역시 SK 계열사로 옮긴 H 보좌관도 국회에서 ‘베테랑’ 소리를 들었다. 지난해엔 새누리당 조진형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S씨가 SK계열사에 스카우트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회 경험이 많아 인맥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또 국회에서의 의사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고, 누가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잘 아는 베테랑이란 것도 닮은꼴이다.

 스카우트 ‘협상’이 진행 중인 케이스도 여럿 있다. 한 대기업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는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우리가 줄 수 있는 연봉·상여금은 얼마인데 협상 상한선은 어디까지다’라고 아주 구체적인 대우를 제시하고, 또 그만큼 업무 내용도 상세하게 제안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보좌관은 “요즘엔 ‘국회 경력 10년차 이상으로 고향은 TK(대구·경북) 지역, 학교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란 식으로 스펙을 아주 구체적으로 요구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장 구속된 SK, 최근 3명 영입

 내로라하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고액 연봉을 주면서 보좌관들을 스카우트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트렌드는 최근 불어닥치고 있는 경제민주화 바람과 무관치 않다. 한화·SK 등 그룹 오너들의 구속,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된 갑을(甲乙) 논쟁, 대기업 빵집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일감 몰아주기 제동 입법 등 재계와 관련된 이슈에서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자 대기업들이 국회의 에이스급 보좌관들을 붙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기업 사정에 밝은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보좌관 스카우트 열풍에 대해 “올 들어 오너 회장 구속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며 “오너의 신상 문제 등과 관련해 정보 수집을 강화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뿐 아니라 삼성전자·현대차 등도 ‘보좌관 특채’ 움직임이 있다. 최근 비자금 파문이 터진 CJ는 오래전부터 국회 보좌진 영입에 공을 들인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에게 억대 연봉과 부장급이나 이사급 대우가 보장된다. 국회에서 4급 보좌관 연봉(21호봉)은 세전 7149만원, 5급 비서관(24호봉)은 6220만원이다. 연봉협상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얼마큼 할 수 있는지를 놓고 추가적인 ‘딜’이 성사되기도 한다.

“음성적 로비 통로로 변질 우려”

 이런 추세에 대해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설마설마했는데 4월 임시국회에서 하도급법이 통과되는 걸 보고 그룹 차원에서 국회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경제민주화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 출신 보좌관이 많이 스카우트되고 있는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기업의 보좌관 스카우트가 음성적인 로비 루트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국회 사정에 밝은 베테랑을 ‘창구’로 기업과 국회의원 간 ‘뒷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정치권 출신들이 정보 공유라는 본연의 기능만 수행한다면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대형 로펌이 장·차관 출신들을 데려가는 것처럼 대기업들이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들을 활용해 물밑에서 대국회 로비를 벌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경진 기자

[원하는 스펙]

● 경력 10년차 이상, 고향 TK, 학교 SKY 선호

● 민주당 출신 보좌관 환영

[기대하는 역할]

● 국회 정보 수집 및 기업 입장 정치권 전달

● 정치권에 대한 전략 수립과 메시지 작성

[어떤 대우 받나]

● 부장급이나 이사급 대우가 주류

● 억대 연봉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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