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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마피아' 불량품 유착 뿌리 뽑는다

검찰이 원전 관련 비리 전반을 파헤치겠다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원전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라고 지시한 지 이틀 만이다. 이를 위해 30일 원자력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동부지청(지청장 김기동)에 ‘원전비리 수사단’을 설치했다. 원전비리와 관련해 검찰에 처음 만들어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다. 원전비리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7명과 수사관 수십 명이 대거 투입된다. 당장 문제가 된 고소 사건은 물론 원전 관련 비리를 모두 들여다보겠다는 뜻이다. 대검 관계자는 “국민이 너무 불안해하고 있어 단순히 한 사건 수사로 끝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라며 “최소 2~3개월 정도 수사를 벌여 유사한 비리를 모두 찾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전비리 수사단은 부산 동부지청 검사 5명에 울산지검과 광주지검에서 원전 관련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1명씩을 파견받아 꾸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낸 특별수사통인 김기동 지청장이 직접 수사단장을 맡고 최성환 형사3부장이 실무를 지휘할 계획이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는 이날 원전 부품 서류 위조사건과 관련해 원전 제어 케이블 제조업체인 충남 천안의 JS전선과 시험기관인 경기도 안산의 새한티이피와 임원 자택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28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신고리 1~4호기, 신월성 1·2호기의 원전 부품 성능을 평가하는 시험기관이 서류를 조작했다”는 공식발표를 한 지 이틀 만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검사와 수사관 40여 명을 JS전선과 새한티이피에 보내 제어 케이블에 대한 시험성적서 위조 관련 서류와 컴퓨터 파일,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한수원 관계자를 고발 대리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번 사건은 원자력안전위원회 홈페이지 비리신고 코너에 접수된 제보로부터 시작됐다. 한수원에 따르면 문제의 케이블은 원전 사고가 났을 때 안전계통에 동작신호를 전달하는 장비다. 원전 사고 시 고온·고압이라는 극한의 상황을 견뎌야 하는데 국내에는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곳이 없다. 케이블 분야 성능 검사를 맡은 새한티이피는 이를 캐나다 시험기관에 맡겼는데 12개의 샘플 가운데 3개만 통과한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불합격한 샘플을 빼고 “3개 샘플 중 2개가 검사를 통과했다”고 성적표를 조작한 것이다. 이렇게 납품된 제품이 신고리 1~4호기와 신월선 1·2호기에 들어갔다.

 한 달 전 제보를 받은 원자력안전위는 그동안 캐나다 시험기관으로부터 원본 성적표를 확보하는 등 기초조사를 마친 상태다. 대검 관계자는 “나중에 로비 등 다른 혐의가 나올 수 있지만 고소된 사안 자체는 복잡하지 않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수사단을 주도하는 부산동부지청은 2011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고리 원전 등의 납품비리를 수사해 7명을 구속기소한 경험이 있다. 울산지검은 지난해 한수원 직원의 금품수수 비리를, 광주지검은 올 초 영광 원전 납품비리를 수사했었다.

 수사단은 외국에서 성능 테스트를 받은 부품 가운데 안전 계통에 들어간 부품을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신고리와 신월성 원전에 투입된 케이블과 유사한 사례를 찾기 위해서다. 다른 원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내막을 아는 사람들의 제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신고 전용 전화(051-742-1130)와 e메일 계정(lawjins21@spo.go.kr)도 개설했다.

 한편 한수원은 이날 문제가 된 제어 케이블을 납품한 JS전선이 신한울(옛 신울진) 1·2호기용 케이블도 납품하기로 계약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부품은 비안전등급 37개 품목으로 아직 납품이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난 11일 원자력안전위 보고서를 전달받고 처음 알았으며 이후 다른 부품들을 확인해 본 결과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우리도 피해자 입장에서 고발한 사건인 만큼 검찰 수사로 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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