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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언젠가 떠날 손님 … 다시 키운다면 자연을 친구로

박혜란
“자녀들을 잠시 우리집에 왔다가 가는 손님이라고 생각하세요. 길어야 30년 후엔 떠날 손님요.”

 ‘세 아들을 서울대에 보낸 엄마’ ‘가수 이적의 엄마’로 잘 알려진 여성학자 박혜란(67)씨. 이번에는 다섯 손자손녀의 할머니로서 느낀 육아 이야기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을 펴냈다. 1996년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을 통해 부모가 할 일은 아이를 믿어주는 것뿐이라고 했던 그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 다시 펴낸 책의 내용도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녀는 부모의 분신이 아닌 독립적인 인격체입니다. 언젠가 떠날 손님이라고 생각하면 내맘보다 아이 맘을 더 살피게 되고 단점보다 장점에 눈이 갈 겁니다. 곧 닥칠 이별을 떠올리면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게 다가올 거에요.”

 다시 육아에 대한 책을 쓴 건 요즘 젊은 엄마들이 전보다 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넘치는 정보가 오히려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동안 제가 할 수 있는 교육 이야기는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입시나 교육 관련 정보가 넘칠수록 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엄마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더군요.”

 그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미래에 대한 걱정에 짓눌려 아이의 현재를 놓치거나, 아이 키우는 즐거움을 밀어놓지 말라는 것이다.

"아이 키우는 시간은 잠깐이에요. 그만큼 재미있고 보람찬 시간은 또 오지 않을 겁니다.”

그냥 놓아두면 아이들은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단, 아이들이 자신의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여유있게 놀 시간을 줘야 한다.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내내 불안했어요. 소신 있는 부모인 척 했지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걱정했죠. 하지만 할머니가 되고 보니 좀 더 객관적이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자신의 손자손녀들을 보면서 더욱 그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어리지만 모두 개성이 다르다. 겁이 많은 아이도 있고, 대책없이 용감한 아이도 있다. 공부에 소질 있어 보이는 아이도 있고, 아닌 아이도 있다. 부모가 세운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아이를 다그치지 말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엄마 시절’을 돌아보며 후회하는 일도 있다. 배 부르면 그만이라며 일년 내내 라면을 먹인 것이 마음에 걸리고, 피곤하다며 아이들에게 자연을 보여주지 않은 것도 반성한다.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산으로 들로 다니며 자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어요. 가까운 강둑에 핀 달맞이꽃이라도 자주 보여주고, 이름 모를 풀벌레라도 함께 잡았다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요.”

글=박혜민,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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