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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4대 악 근절 체감하게 … 범죄 수치 관리한다는데

정부가 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의 4대 악 범죄를 수치 목표를 정해 줄여 나가기로 했다. 감축목표관리제를 도입해 지난해 15.5%인 성폭력 사범의 미검거율을 매년 10%씩 낮춰 2017년에 9.1%로 낮추고, 지난해 학생 100명 중 10명 정도가 경험한 학교폭력도 2017년 100명당 6명 정도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목표에 너무 치중하다 보면 숫자 맞추기식 대책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30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안전체험관에서 시민과 경찰·소방공무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안전종합대책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었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정부가 많은 안전대책을 만들고 발표해 왔지만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대책을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집행 관리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며 “감축목표관리제로 국민이 정부 대책의 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목표관리 대상은 성폭력과 가정폭력·학교폭력·식품안전 등 4대 악과 유해 화학물질 사고, 어린이·노인 교통안전 사망사건 등 6개 분야다.

 이번 대책은 박근혜 대통령의 4대 악 척결 등 대선 공약을 국정과제로 구체화한 것이다. 여기에 박 대통령 특유의 성과주의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도 “국정 과제별로 정확한 추진전략을 세워 성과를 내야 한다”며 “국민 행복에 기여하지 못하는 정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민에게 와닿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일선 현장에선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지역 경찰서 정보과 형사는 “4대 악 척결을 강조하다 보니 경찰이 상대적으로 적발하기 쉬운 불량식품 단속에 열중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서민 생활을 힘들게 하는 보이스피싱이나 경제사범 등에는 신경을 못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일선 경찰서의 한 수사과장도 “해결한 사건의 질을 생각하지 않고 양으로만 평가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며 “제대로 된 평가지침을 마련해야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 이웅혁(경찰학) 교수는 “안전과 범죄 억제를 주요 국정 과제로 채택한 건 의미가 있다”면서도 “경찰이 과도한 성과주의에 빠질 경우 보여주기식 정책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국대 곽대경(경찰행정학) 교수도 “한정된 치안력으로 특정 분야를 지속적으로 단속하면 현장에선 피로감이 누적되고 나중엔 숫자 채우기식이 될 수 있다”며 “단속 현장에 있는 공무원을 격려하고 이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을 만든 안행부와 경찰청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지표는 넣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29일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설광섭 경찰청 여성청소년 과장은 “사건 발생이나 입건 건수로 평가하지 않고 재범률이나 미검거율을 지표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경옥 안행부 2차관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주요 지표는 국무총리실에서 평가한다. 목표 관리가 쉽지는 않겠지만 주기적으로 점검해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안행부는 핵심 국정 목표인 안전한 사회 구현을 위해선 국민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송자 전 연세대 총장과 유정복 장관이 공동대표를 맡는 안전문화운동 추진 중앙협의회를 구성했다.

김원배·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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