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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고 때 방사능 막는 장치 부품 평가기관이 직접 서류 조작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8일 공개한 신고리 1~4호기, 신월성 1·2호기 부품 서류 위조사건의 특징은 부품 성능을 평가하는 시험기관이 서류를 조작했다는 점이다. 납품업체가 아니라 시험기관이 직접 서류를 조작하면 불량 부품 사용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원전 납품비리 새 수법

 실제 지난해 영광 원전 등에서 문제가 됐던 부품은 모두 납품업체가 서류를 위조한 경우였다. 원안위는 실제 부품 성능을 테스트한 시험기관 자료와 납품 서류를 대조해 조작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업체가 아니라 시험기관이 외국 기관에 재의뢰해 받은 시험 결과를 위조했다. 시험기관과 납품업체의 서류가 완벽히 일치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위조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다. 이번에 사실이 확인된 것은 원안위 홈페이지 비리신고 코너(원자력안전신문고)에 제보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이은철 원안위 위원장은 “서류만 보고 조사를 끝낸 경우가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이날 “원전에 들어가는 부품을 시험하는 기관은 국내에 7곳”이라고 밝혔다.



 ◆원전 4곳은 시험 결과까지 조작



이번에 서류 위조가 적발된 부품은 제어케이블이었다. 원전 사고가 났을 때 안전계통에 동작신호를 전달하는 데 쓰이는 장비다.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격리시키는 밸브 등이 이 케이블을 통해 작동된다. 이런 제어케이블은 원자로의 냉각재 상실사고(LOCA)로 원전이 고온·고압이 된 상황에서도 정상 작동돼야 한다.



 국내에는 LOCA 시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케이블 성능 평가를 맡은 국내 기관은 캐나다 시험기관에 이 시험을 재의뢰했다. 원안위는 이곳에 요청해 시험성적서 원문을 확보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의 LOCA 시험이 규정된 압력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된 사실을 확인됐다. 하지만 국내 시험기관은 캐나다 시험기관에서 받은 시험압력 그래프를 고쳐 기준을 충족시킨 것처럼 꾸몄다. 반면 시험 결과는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비슷한 케이블이 납품된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에 있었다. 원안위가 조사를 확대한 결과 이들 원전 4곳은 시험 환경뿐 아니라 결과도 조작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원전에 들어간 케이블 부품의 경우 성능을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원안위가 이날 가동 중이던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가동을 중단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제의 제품은 총 12개의 샘플 중 3개만 성능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국내 시험기관은 3개의 샘플을 테스트해 2개가 합격하고 1개만 실패했다고 보고했다. 실패한 샘플은 시험 과정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했다.



 ◆제보받고 한 달 만에 조치



이번 사건은 지난달 26일 원안위에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의 부품 서류가 위조됐다”는 제보가 접수되며 시작됐다. 원안위는 이달 2일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에 제보 사실을 알리고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이어 16일 신고리 3·4호기 서류가 일부(시험 환경) 위조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른 원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원안위가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서류가 조작된 사실을 확인한 것은 22일이었다. 하지만 원안위는 서류 위조 사실을 확인한 뒤 일주일 가까이 지난 28일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이은철 위원장은 “(문제의 케이블이 쓰인) 원전을 계속 운전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 최종 결론은 27일 났다”고 해명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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