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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2기 재가동 넉달 걸려 … "6월부터 수시 전력 비상"

28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 긴급 브리핑에 나선 산업통상자원부 한진현 2차관은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원자력발전 가동 중단으로 올여름 유례없는 전력난이 예상됩니다. 국민께 송구합니다.” 그러곤 고개를 숙였다. 이날 브리핑은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부품을 사용한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의 가동 중단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



멈춘 원전 10기 … 블랙아웃 공포
내달 월성 3호기도 정비 위해 스톱
정부 “원전 무더기 중단 예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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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더위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가동 중단되는 원전이 늘어나 전력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전국 원전 23기 중 신고리 1호기를 비롯해 고리 1·2호기, 한빛(옛 영광) 3호기, 월성 1·2호기, 한울(옛 울진) 4·5호기 등 8기가 정지 중이었다. 여기에 이날 가동을 멈춘 원전 2호기, 신월성 1호기까지 추가돼 가동을 멈춘 원전은 10기로 늘어났다. 다음 달 8일에는 월성 3호기가 정비를 위해 추가로 가동이 중단된다. 여름철을 앞두고 원전 전체 설비용량 2071만㎾ 가운데 841만㎾가 사라지는 셈이다.



 산업부는 당초 올여름 전력공급 능력을 약 8000만㎾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전력공급 능력은 7700만㎾로 줄면서 시나리오에 문제가 생겼다. 올여름 전력 최대수요는 7900만㎾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결국 200만㎾의 전력수급 공백이 생기게 된 셈이다.



 산업부는 당초 신고리 2호기는 이달 31일부터 7월 22일까지, 신월성 1호기는 다음 달 12일부터 8월 3일까지 예방정비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전력수요가 8월에 피크가 오는 만큼 그전에 원전 정비를 끝마치려 했다. 하지만 위조 부품을 사용한 것이 드러나며 이들 원전은 이날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부품에 대한 검증 등이 필요해 정비기간도 최소 4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문제는 여름을 지나서도 원전의 정상 재가동이 힘들다는 점이다. 당초 8월 말 정상가동 예정이던 신고리 1호기는 부품교체를 위해 정비기간이 연장됐다. 설계수명이 만료된 월성 1호기와 원자로 제어봉 안내관이 균열된 영광 3호기, 증기발생기를 교체 중인 울진 4호기는 이번 여름에도 가동이 불투명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이 이렇게 무더기로 가동이 중단될지는 예상치 못했다”며 “당장 6월부터 비상상황이 수시로 발령될 가능성이 높으며, 폭염이 예상되는 8월이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국적인 ‘블랙아웃’(대정전) 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2011년 ‘9·15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시에는 예비전력이 24만㎾까지 떨어져 전국적으로 대규모 순환정전이 이뤄진 바 있다. 발전량은 그대로인 채 전력소비만 늘게 된다면 앞으로 대규모 정전사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여름을 건너뛰어도 고비는 이어진다. 2000년까지만 하더라도 전력부하는 여름(6~9월)에 집중됐다. 그러나 2000년 이후에는 겨울 전력 사용이 급증하면서 3~5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높은 전력 부하 상태다. 원전은 안전 유지를 위해 전력 과부하 기간을 피해 예방정비를 해야 하는데, 이젠 예방정비 기간을 분산시키기가 힘들어진 셈이다. 전력소비 증가 속도도 빠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전력설비 증설률은 연평균 4.1%에 그친 반면, 전력소비 증가량은 연 5.6%나 됐다. 2011년 2회에 불과했던 전력 수급 비상경보는 지난해 12회나 발령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성인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출근시간을 앞당기는 ‘서머타임’제를 시행하거나, 국민과 산업체 등을 대상으로 절전을 독려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전력 공급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는 만큼 정부의 장기적인 전력정책 방향을 전기요금 인상, 산업체의 전기소비 규제 같은 수요관리 중심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블랙아웃(Blackout)=대규모 정전 사태. 발전설비 고장이나 냉난방 사용 급증에 따른 전력 과부하로 특정 지역 또는 전국에 걸쳐 전기가 끊기는 것을 말한다. 2011년 9월 15일 정부가 늦더위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를 예상하지 못해 전국의 160여만 가구가 동시에 정전된 ‘9·15 블랙아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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