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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적자 석탄공사 신용은 AA+ … 빚 내 빚 갚기 악순환

무연탄을 생산하는 대한석탄공사는 1989년부터 24년간 적자다. 이 때문에 부채(1조4700억원, 2012년 기준)가 자산(6772억원)의 두 배를 넘어선다. 민간 기업이면 자산을 다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으니(완전 자본 잠식) 실체가 없는 회사나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201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000억원가량의 적자를 냈다. 매년 500억원이 넘는 이자를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인력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퇴직금을 금융권에서 차입한 데다 제조원가보다 판매가가 낮아 적자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최고등급(AAA)보다 한 단계 낮은 AA+다. 우량한 신용등급 덕에 이 회사는 돈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회사채를 발행해 쓴다.



5년마다 속병 앓는 공기업 (下) 갈수록 쌓이는 부채

 적자투성이 회사지만 임금은 1998년 한 번 삭감됐을 뿐 그 후엔 해마다 올랐다. 지난해 이 회사는 정부의 임금인상 가이드라인(5.5%)을 무시하고 10%나 임금을 올리는 등 방만 경영을 했다는 이유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그런데도 지난해 임원 연봉은 3.58%, 직원 연봉은 4% 올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전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째 적자다. 5년간 손실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같은 기간 이 회사의 부채는 26조원에서 95조원으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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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0개 공기업(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제외)은 지난해 순손실이 3조4000억원에 달했다. 2010년 2조3000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2011년(6000억원)에 이어 두 해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는 갈수록 쌓이고 있다. 공기업 부채는 2008년 200조8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53조7000억원으로 급등했다. 공기업에 준정부기관과 기타공공기관을 포함한 전체 공공기관(295곳)의 빚은 무려 493조4000억원이다.



 LG경제연구원이 세계은행에 상세 채무 자료를 제출한 13개 국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정부 부채 대비 공기업 부채는 한국이 11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주(62.9%)의 두 배, 일본(43%)의 세 배 수준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부채는 예산 심의, 국회 동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공기업 부채는 통제 정도가 약해 훨씬 더 빨리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 채무보다 많은 공기업 채무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공기업엔 ‘허리띠 졸라매기’란 남의 얘기다. 지난해 공기업 사장의 평균 연봉은 2억3200만원으로 전년보다 4.2% 올랐다. 같은 기간 직원의 평균 연봉도 2.1% 상승했다. 일반 기업으로 치면 회사가 부도 위기에 몰렸는데도 공기업이 이렇게 여유 있는 경영을 할 수 있는 건 바로 신용등급 때문이다. 장기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27개 공기업 가운데 대한석탄공사(AA+)를 제외하고는 모두 최고 신용등급(AAA)을 받고 있다. 전망도 모두 ‘안정적’이다. 신용평가사는 공기업의 부채가 늘어도 이를 정부가 해결해 줄 것으로 보고 대부분의 공기업에 최고 신용등급을 부여한다. 공기업은 최고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언제든지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 재무 상태와 달리 빚을 낼 수 있으니 갈수록 빚이 쌓인다.



 이화여대 박정수(행정학) 교수는 “공기업의 부채는 국가 채무 통계에서 제외되고 있으나 공기업 파산 등이 발생하면 재정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며 “공기업 부채는 부채가 부채를 낳는 구조로 들어섰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다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공기업 부실은 정부와 공기업의 합작품이라고 지적한다. 정부는 각종 정책을 집행할 때 번거로운 절차가 많은 재정을 쓰기보다 공기업을 활용하려고 한다. 낮은 전기·도시가스 값 같은 요금 규제, 4대 강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조직이 커지는 걸 좋아하는 공기업은 정부 핑계를 대며 무리하게 사업을 확대하거나 신규사업을 추진한다. 결국 책임지는 주체가 뚜렷하지 않으니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공기업의 ‘3무(無)’인 ‘무관심, 무책임, 무소신’이 부실을 부추기고 있다. ‘3무’는 정부가 부채 문제를 해결해주겠지 하는 무관심, 사업이 부실화해도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 소신 없이 정부 입김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무소신을 뜻한다.



  기획재정부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통해 공공기관 부채를 관리하고 6월 말까지 부채를 원인별로 분석하는 구분회계제도 도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만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공기업 부채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별취재팀=김창규·주정완·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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