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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 납품 비리, 도대체 끝이 어딘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어제 발표는 충격적이다. 원자로에 시험성적표를 위조한 부품이 쓰인 사실이 또 드러났다. 신고리 1·2·3·4호기와 신월성 1·2호기다. 이번에 성적 위조로 적발된 제어케이블은 원전 안전과 직결되는 부품이다. 이 부품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면 방사성물질 차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어디 그뿐이랴. 이런 위조 부품은 현재 가동·정비·건설 중인 원자로를 가리지 않고 모든 원전에 사용됐다. 암세포가 온몸에 퍼지듯 위조 부품이 우리나라 원전 전체에 깔렸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불량품을 버젓이 합격시킨 곳이 바로 부품 검증을 맡은 국내 시험기관이란 사실이다. 도둑을 잡으랬더니 직접 도둑질에 나선 셈이다. 그 바람에 지난해 애써 마련한 납품 비리 방지책도 무용지물이 됐다. 지난 4월 내부 제보가 없었다면 감쪽같이 넘어갔을 수 있다. 그랬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재발 방지를 위해 엄중한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대통령도 보고를 받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원전 위조 부품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엔 납품 업체에 뒷돈 수백~수천만원씩을 받고 부품 비리를 도운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이 무더기로 구속됐다. 감사원이 지난해 말 대대적 감사에 나서 고리·영광 원전에 시험성적표 위조 부품 1555개가 쓰였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원안위는 지난 10년간 561개 품목, 1만3794개의 부품이 성적을 위조해 납품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원전 안전성이 믿기 어렵고 엉망이니 밀양 주민이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고 ‘반핵 희망버스’가 나타나도 마땅히 설득할 논리가 부족해지는 것 아닌가.



 당장 국민적 불신을 풀기 위해 23개 원전 부품의 전수조사부터 서둘러야 한다. 한수원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부품의 납품·검증 체계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개방형으로 바꿔야 한다. 또 미봉책으로 넘어갔다간 국민적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언제까지 여름·겨울이면 원전 안전, 전력난 걱정으로 국민이 노심초사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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