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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여성 폐암확률 남자의 2~3배…계속 피우시겠습니까

서울 용산구에 사는 김희정(가명·41)씨는 아직도 10년 전 일을 후회하고 있다. 서울 명문 여대를 나온 김씨는 잡지기자 생활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 때부터 담배를 피웠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겨 금연을 결심했지만 일주일을 가지 못했다. 우울증이 심해져 반 개비쯤 피운다는 게 어느새 몇 개비로 늘었다. 우려하던 대로 태어난 아들은 문제가 있었다. 심장판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몇 번의 수술을 했고 안구도 결함이 있어 교정수술을 받았지만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둘째를 가졌을 때는 철저히 금연을 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성장한 지금 다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여성 흡연율은 상승 … 시작 연령도 여자가 빨라



[김수정 기자]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다. 우리나라 흡연 인구는 현재 1400만여 명. 정부의 강력한 금연정책으로 전체 흡연 인구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특히 남성 흡연율은 2001년 60.9%에서 2011년 47.3%로 급감했다(2011년 보건복지부 통계 자료). 하지만 여성이 문제다. 여성 흡연율은 2001년 5.2%에서 2011년 6.8%로 소폭이지만 매년 느는 추세다.



왜 여성 흡연율만 낮아지지 않을까.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서홍관(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책임의사) 박사는 “일단 흡연을 하면 여성이 끊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여성은 니코틴 대사에 관여하는 ‘CYP2A6’이라는 효소의 활성도가 남성보다 더 크다. 니코틴에 훨씬 잘 중독된다는 뜻이다.



또 금연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얻기도 힘들다. 서 박사는 “여성은 대부분 숨어서 핀다. 혼자 끊으려 결심하고, 무너지고, 다시 피우기를 반복하는 게 여성 흡연자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빨리 흡연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금연상담센터 임민경 센터장은 “암센터 조사 결과 아이들이 처음 흡연을 시작하는 나이는 10~13세였다. 그런데 이때 처음 흡연을 시작했다고 답한 비율은 여자아이가 22.3%로 남아 19%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평균 흡연기간도 여자아이가 더 길었다. 6년 이상 담배를 피웠느냐는 질문에 남아는 10.2%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여자아이는 19.2%로 훨씬 많은 수가 응답했다.



임 센터장은 “여자아이는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몰래 피우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 경우 가족은 물론 친한 친구에게도 흡연 사실을 철저히 숨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흡연량 같아도 여자가 암에 더 잘 걸려



여성 흡연은 남성 흡연보다 건강을 더 위협한다. 같은 양의 담배를 피워도 여성이 암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기경도 교수는 “니코틴은 여성호르몬 체계를 교란시켜 뼈나 장기·피부세포의 정상 활동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우선 폐암의 위험을 높인다. 여성은 남성보다 폐의 크기가 작아 같은 양의 흡연을 해도 폐포의 변성이 빠르다. 여성 흡연자가 남성 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2~3배 더 높다. 심장마비 위험도 높다. 담배를 피우면 혈관이 좁아지고 혈압이 상승하는데, 여성은 이 반응이 남성보다 빠르다. 피떡이 생겨 혈관이 협착되는 관상동맥질환의 위험도 남성보다 높다. 또 남성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의 위험도 흡연 여성이 더 높다. 흡연은 태아에게도 해롭다. 서홍관 박사는 “담배를 피우는 여성의 임신 중 금연 성공률은 평균 30%도 안 된다”고 말했다. 임신 중 흡연을 할 경우 자궁 외 임신은 2.2배, 태아 유산 확률은 1.7배, 기형아 출산율도 2~4배 높아진다.



폐경도 일찍 온다. 기경도 교수는 “니코틴은 난소 기능을 떨어트리고 혈액순환을 저해한다. 폐경 연령을 2여년 앞당기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담배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는 거짓이다. 미각을 변화시켜 밥맛을 떨어뜨리는 효과는 있지만 체내지방 대사율을 낮춰 오히려 살이 찌는 체질로 바꾼다.



금연 원하는 여성은 심리상담부터 받아야



그렇다면 어떻게 끊어야 할까. 서홍관 박사는 “여성은 남성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이 직장생활에서 동료와의 교류를 위해 피운다면 여성은 우울감, 스트레스 해소, 다이어트 등의 이유로 시작한 경우가 많다. 금연을 위해서는 여성이 처음 흡연을 시작한 이유를 알고 근본 원인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게 서 박사의 설명이다.



한국건강증진재단 오유미 금연팀장은 “일반적으로 금연보조제를 쓰거나 약물치료를 하는 것과는 달리 여성은 심리상담부터 한다”고 말했다. 우울증이 있다면 이를 해소하는 치료나 상담부터 하고, 어떤 경우에 스트레스를 받아 담배를 피우는지 체크한다. 해당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고 흡연 욕구를 가라앉히는 심리요법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임경미 팀장도 “금연 시 대신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음식물(볶은 콩·견과류·방울토마토 등)을 알려 주거나 흡연 욕구를 줄일 수 있는 맞춤 운동도 알려 준다”고 말했다.



여자 청소년의 경우 서포터스를 붙이는 방법이 효과가 좋다. 임 팀장은 “엄마나 선생님이 금연지도를 하면 강압적이기 쉽다. 자신의 금연을 지지해 주는 친구를 한 명 정하라고 한 다음 그 친구와 함께 금연교육을 받게 한다. 친구가 금연 감시자가 돼 의지를 복돋워 주기 때문에 효과가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보건소에서는 여성 흡연자를 대상으로 무료상담을 해 주고 있다. 금연 패치나 약물도 처방한다. 소극적인 여성을 위해서는 전화상담이나 찾아가는 상담서비스도 제공한다. 복지부 건강증진과 권형원 사무관은 “앞으로 여성을 위한 금연정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배지영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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