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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농어촌 의료 공백 해법 있다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
가정의학과
공중보건의사가 부족해 농어촌 의료에 구멍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농어촌 의사 부족은 7~8년 전부터 예측돼 왔다. 의과대학 신입생 중 여학생이 늘고 의학전문대학원 여파로 공중보건의사가 될 의대생은 줄게 돼 있다. 공보의 중심의 농어촌 의료 체계가 한계에 봉착했다. 이번 기회에 공중보건의 제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보의를 대신할 의사를 어떻게 키우면 될까. 일본은 도시화·고령화는 물론 농어촌 의사 부족도 우리보다 경험이 앞서기 때문에 좋은 예를 제공한다. 1972년부터 지지(自治)의과대학에서 중앙과 지방정부가 합심해 농어촌 의사를 키우고 있다. 우리도 이런 의대를 세우면 될 것 같은데 의사집단이 “지금도 의사가 넘치는데 어떤 식으로든 의대를 늘려서는 안 된다”고 반대한다.



 이들의 반대를 피해 가려면 의과대학에 공공의료과를 만들어 공공의료의사를 양성하면 된다. 국립대 의대가 이 역할을 맡으면 더 좋을 것이다. 공공의료과 학생은 특별전형으로 선발하고 장학금을 지원해야 한다. 대학 커리큘럼도 공공의료의사로서 필요한 덕목을 많이 넣어야 한다. ROTC 제도로 군 장교를 확보하듯 ‘공공의료 ROTC 의사’를 만들자는 것이다.



 공공의료의사는 내과·외과·성형외과 등의 특정 분야 전문의 일색이어선 곤란하다. 만성질환·감염병 관리, 질병 예방 등 농어촌에 필요한 포괄적인 분야에 정통해야 한다. 그러려면 수련 방식이 달라야 한다. 보건소·보건지소·지역병원과 지방 대학병원을 연계해 수련 과정을 운영한다. 내과·외과 등의 전문의는 1~2년 추가 수련 과정을 둬서 해결한다. 이런 과정을 마친 의사를 공공의료의사로 확보해 농어촌에 배치한다. 의무 복무 기간은 추후 논의해야 한다. 공공의사 양성에 필요한 재원은 공보의 예산 절감분을 활용하면 된다.



 관건은 공공의료의사의 농어촌 정착이다. 필자는 94년과 2011년 일본 미야기(宮城)현 지역의료복지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다. 여기 센터 원장은 25년 내내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주민은 부지를 내놨고 지자체는 병원을 지었다. 인구 2만 명의 시골 공공병원이 만들어낸 ‘지역 의료자치’의 모델이다. 한국의 지방 의과대학과 병원도 농어촌 의료체계 구축에 한 축을 맡아야 한다. 서울의 대형 병원 인턴·레지던트 공급 기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자체도 공보의가 없다고 아우성만 할 게 아니라 의사들이 올 수 있게 정착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 의료 공백 해결의 1차적인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



 의사가 농어촌 의료의 핵심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다른 시스템이 따라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의료 이용 현황을 먼저 조사해 의료 사각지대가 어떤 곳이고, 거기에 의사를 얼마나 배치할지, 병상은 얼마나 필요할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필수의료 해결에는 간호사를 활용해야 한다. 병·의원에 분만 의사가 일정 기간 없으면 특별지역으로 지정해 지역 국공립 병원과 연계해 지원한다.



 보건소에 모자보건센터를 부활해 분만 관리 간호사를 배치하고 산전·산후 관리와 산모 후송을 맡긴다. 보건소에 이미 배치돼 있는 방문보건 간호사에게는 분만·만성병·재활 등 주민 건강 문제를 돌보는 지역담당 간호사 역할을 부여한다. 예방접종·감염병·만성병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인구 규모와 거리를 감안해 보건소(보건의료원)·보건지소·보건진료소를 재배치한다. 환자가 적은 보건지소는 통폐합한다. 대신 보건소의 순회 진료를 확대해 공백을 메우면 된다. 공공의료 의사 선발에서 배치까지 최소한 10년이 걸린다. 지역담당 간호사도 금방 되는 게 아니다. 멀리 보되 대책은 당장 서둘러야 한다.



이 종 구 서울대 의대 교수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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