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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기업 경영 공백,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공기업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언제 교체될지 모른다며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한 공기업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후 최근 퇴임할 때까지 6개월간 거의 일을 하지 않았다. 일상적인 업무만 할 뿐 중요한 의사결정은 거의 미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CEO들만 비판할 일도 아니다. 관행상 정권이 바뀌면 공기업 CEO들은 대부분 교체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 정권에서 선임된 CEO들이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게다가 임직원들조차 CEO를 잘 따르지 않는다. 오죽하면 공무원들이 산하 공기업에 일을 시키려고 해도 “본부장급 간부들조차 나중에 혹시라도 문제가 될 것 같은 사안에 대해선 결재를 미루고 시간만 끌고 있다”며 한탄할까. CEO에 대한 투서도 난무하고 있고, 공기업 사장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인사들의 로비 활동도 대단하다.



 문제는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 공기업이 망가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공기업의 실제 주인인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점에서 더 이상 이렇게 질질 끌 일이 아니다. 물론 정권 교체기의 경영 공백은 이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과거 정부에서도 공기업의 경영 공백은 늘 있어왔다. 그렇다고 이것이 이번 정부도 그럴 수 있다는 변호용으로 인식돼선 곤란하다. 가뜩이나 공기업의 경영위기론이 솔솔 나오는 판국 아닌가. 공기업은 경영 비효율과 방만 경영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공공기관 부채가 무려 500조원에 근접할 정도다. 5년 새 두 배나 급증했으며, 국가부채(445조원)보다도 많은 실정이다.



 경영 공백이 최소화돼야 하는 이유다. CEO의 교체와 유임을 조속히 결정하는 게 좋다. 전 정부의 낙하산이란 이유든, 경영성과가 신통찮다는 이유든 CEO를 바꿔야겠다고 판단한다면 서둘러 교체하라. 경영을 잘하기 때문에 유임시켜야겠다면 조속히 통보하는 게 좋다. 교체할 경우 새 CEO의 선임을 서둘러야 함은 물론이다.



 또 하나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건 새 CEO의 선임은 법대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간 가장 문제됐던 건 낙하산 인사와 보은성 인사였다. 정권 교체기에 항상 경영 공백의 문제가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 컸다. 차제에 낙하산과 보은성 인사를 최대한 자제하길 바란다. 그러려면 이미 마련돼있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대로 하면 된다. 형식만이 아니라 그 정신까지 살려 실천하길 당부한다. 임원추천위원회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CEO를 추천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라. 대통령의 확고한 다짐과 공언이 절실한 건 그래서다. 그래야 서류 접수가 끝나기도 전에 캠프에 참여했던 정치인이나 교수, 전직 고위 관료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희화를 막을 수 있다. 공기업의 경영 공백, 더 이상 방치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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