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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시장 경쟁시켜 가격 낮춘다

농산물 경매제와는 별도로 정가(定價)·수의(隨意) 매매 거래 비중이 현재 8.9%에서 20%로 크게 늘어난다. 도매시장 법인 또는 시장도매인은 산지 유통인의 역할까지 맡게 된다. 전국에 5개 도매물류센터가 설립된다.



정부, 구조개선 대책 발표
권역별 도매물류센터 만들고
산지 공동출하조직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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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새 유통 경로를 도입해 기존 유통 경로와 경쟁시키는 것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김영삼 정부 때부터 20년간의 유통정책을 평가한 결과 높은 유통비용과 가격변동성을 해결하지 못해 유통구조 개선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도매시장을 효율화하고 다양한 유통경로를 육성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이천일 유통정책관은 “이번 정책은 기존 유통을 책임지는 사람들과 함께 세운 대책이라 ‘밥그릇 지키기’나 ‘생존권’ 같은 과거 주장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선 시범 실시 중인 ‘정가·수의매매’ 비중을 2016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도매시장의 가격 결정방식을 경매중심에서 정가·수의 매매 거래로 다양화하겠다는 의도다. 또 그간 중개 기능만을 담당해온 도매법인이 정가·수의 매매를 하는 것을 전제로 농산물을 직접 구매하고 저장·가공·물류까지 사업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두 단계 이상의 산지 유통인과 도매시장의 경매-중도매인 등을 거쳐 소비자에게 오는 7단계의 유통구조를 최저 4단계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이와 함께 도매시장과는 별도로 농협의 도매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유통계열화 체계를 구축해 유통단계를 축소해 나갈 계획이다. 도매시장의 비중을 현재의 53%에서 2016년 40%로 낮추는 한편 도매물류센터 등 생산자단체 계열화를 통해 기존 12%에 불과하던 유통비중을 20%까지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경기도 안성과 경남 밀양, 호남 장성, 강원·제주 등 전국 5곳에 권역별 도매물류센터를 세운다. 또 도매물류센터로 농산물을 전속출하할 산지 공동출하조직도 2016년 2150개까지 육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농산물가격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농업관측 시스템을 개선하고, 수급이 불안한 배추·무 산지에 대규모 출하조절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온라인 거래나 직거래 장터, 직매장을 통한 직거래 비중도 기존 4%에서 10%로 확대한다.



 그동안 유통구조 개선은 역대 정부의 해묵은 숙제였다. 정책 발표는 있었지만, 기존 유통업계의 반발로 정책이 목표대로 실행된 적이 없었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엔 중매인의 도매행위를 금하는 것을 골자로 한 농안법 개정에 나섰다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담당 공무원들이 줄줄이 직위해제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김대중 정부는 직거래 장터의 확대, 전자상거래 추진을 통해 직거래 비중을 30% 수준으로 상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에는 배추 한 포기가 2만원까지 폭등하자 배추값 안정을 전담하는 ‘배추국장’까지 지정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통전문가들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농협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의 변화 없이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최양부 바른협동조합 실천운동본부이사장(전 청와대 농림해양수석비서관)은 “농협유통은 대형유통업체들처럼 지역조합을 일개 납품업체로 취급하고 이들을 상대로 마진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균관대 류성민 교수는 “단계별 유통분야 관련 종사자들의 이해관계와 기득권의 반발 등이 유통구조 개선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최준호 기자



◆정가·수의매매=정가매매는 사고 파는 사람이 가격을 미리 정하고 거래를 하는 형태. 수의매매는 사고 팔 사람을 미리 정한 뒤 거래하는 방법. 두 가지 모두 기존 도매시장의 경매제도를 통하지 않고 사고 파는 당사자 간에 거래를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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