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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최근 남의 장례식장에 갈 때마다 아무 생각 없이 외웠던 ‘군자삼락’(君子三樂)이 떠오르곤 한다. 맹자(孟子)의 진심(盡心)편에는 군자삼락이 아래와 같이 적혀 있다. ‘맹자가 말하기를,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 바 천하에 왕 노릇함은 여기에 들어 있지 않다’(孟子曰 君子有三樂而王天下不與存焉 ).

君子三樂 <군자삼락>

‘부모가 모두 생존해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다’(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혈육의 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자신의 성공을 사심(私心) 없이 가장 기뻐해 주고, 또 실패를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해 주는 이는 부모와 형제다. 특히 부모는 자식이 원한다고 해서 영원히 오래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문상(問喪) 길마다 ‘부모구존… 일락야’를 되뇌게 된다.

그 다음은 ‘우러러보아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보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다’(仰不愧於天 俯不作於人 二樂也)라고 했다. 하늘과 땅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도록, 자신의 수양을 강조한 것이다. 끝으로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得天下英才而敎育之 三樂也)라고 했다. 자기의 깨달음을 후대와 나누려는 것이다.

한데 맹자는 이 구절 뒤에 또다시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 바 천하에 왕 노릇함은 여기에 들어 있지 않다’(君子有三樂而王天下不與存焉)라는 말을 덧붙였다. 말머리에 한 이야기를 마무리 말로 되풀이하고 있다.

이를 두고 세간에선 맹자가 뭇 왕들에게 사람이 먼저 될 것을 주문한 것이라 해석한다. 또는 여기서 왕 노릇함이란 맹자가 말하는 이상적인 왕도정치의 실현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의 좁은 소견엔 이리 둘러치건 저리 둘러치건 왕 노릇함이 가장 즐겁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왕 노릇함이 즐거움(樂)에 들지 않는다면 아예 언급을 안 했을 것 아닌가. 왕 노릇함을 현대적인 의미로 풀면 ‘어느 자리에서건 대장 노릇하기’가 아닐까 싶다. 국가 지도자든 사기업 사장이든, 아니면 말단 조직의 부장이든 제 나름대로 각기 수하를 거느리고 대장 노릇하기 말이다. 공맹(孔孟)이 천하를 주유(周遊)한 것도 뜻을 펼 한 자리를 구하기 위함이 아니었나. 그래서 세간엔 권력을 좇는 이들이 그리도 많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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