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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스커드만 ‘PAC-3’로 요격 … ‘노동’도 대책 없어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지난 4월 말 군은 북한 미사일 요격체계로 PAC-3 MSE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 이 시스템은 패트리엇(PAC)-2 시스템의 차량 등 기본 설비를 이용하되 발사통을 교체, PAC-3 미사일을 넣어 발사하는 방식이다. 실험 당시엔 에린트로 불렸다. 현재 사용 중인 PAC-2 레이더와 발사 시스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케이블 같은 장비를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지휘통제 시스템도 추가해야 한다. 공군에 정통한 전문가는 “1조~2조원의 예산이 든다”고 말했다. 군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은 공군의 방공포병사령부가 담당한다.

새 시스템 도입에 대해 이 관계자는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북한이 사거리 300~700㎞인 스커드 B·C?ER이나 사거리 1300㎞ 정도인 노동미사일로 수도권을 공격할 때인데, 이를 저고도에서 요격하면 된다”고 말했다. PAC-3는 20㎞ 저고도에서 미사일을 요격한다. 이 시스템이 현재는 KAMD의 핵심이다. 공군이 스커드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엔 이론이 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한지 스커드를 넘는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특히 핵EMP(전자기파)탄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논란을 낳고 있다.

해·공군엔 “THAAD, SM-3 필요” 주장도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PAC-3와 유사한 방어력을 갖춘 국산 미사일 천궁개량형(M-SAM PIP) 사업이 진행 중이며, PAC-3가 도입돼 전력화되는 2016~2017년엔 개발 완료되므로 훨씬 저렴한 이 국산 미사일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군 관계자는 “천궁은 미사일이 아닌 항공기 요격용”이라고 반박한다. 국방부와 합참의 관계자는 “천궁 개량형은 신뢰성이 낮고 신뢰도 확인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이미 도입한 PAC-2 8개 포대에 에린트 시스템을 추가해 저고도 방어망을 먼저 갖추자는 게 국방부와 합참의 입장”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육군 관계자는 “장사정포와 단거리 탄도탄 위협에 노출된 지상군은 PAC-3뿐 아니라 다연장 로켓 요격이 가능한 아이언돔, 데이비드 슬링 같은 저가의 소형 요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타 군에선 “육군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선제공격용 탄도탄과 순항미사일을 개발·생산하고 있는데, 비현실적인 선제공격용 무기보다 당장 시급한 핵 미사일 요격체계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방위사업청의 한 관계자는 “그래서 에린트로 소요 결정이 날 당시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저고도로 날아오는 현실적 위협인 스커드를 에린트 시스템으로 요격하면 되지만 그나마 대비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는 “무수단·대포동 같은 미사일은 추력이 강해 사거리를 남한 내로 조정할 수 없고 이것들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따라서 한국이 아니라 미국의 우려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의 대규모 핵 보복을 초래할 수 있는 직접 핵 공격 대신 동해안이나 강원도 상공 80~100㎞에 핵 EMP탄 공격을 하는 게 가장 우려되는 북핵 위협”이라며 “그럴 경우 인명 피해는 크지 않지만 중부지역 대부분의 전자장비·발전설비와 한·미 연합군 지휘통제장비가 마비돼 한반도 방어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초점은 노동미사일로 모아진다. 통상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는 1300㎞로 알려져 있어 남한은 사정권 밖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두 가지 방식으로 노동미사일은 남한에 대형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북한이 노동에 1.5t급 핵EMP탄을 장착해 고도 80~100㎞에서 폭발시킬 경우다. 이때의 사거리는 650㎞여서 남한이 사정권 내로 들어온다.

그런데 이 경우 PAC-3로는 요격을 못한다. PAC-3의 최대 요격 고도가 20㎞이기 때문이다. 노동이 700㎏ 일반 탄두를 싣고 남한을 향해 로프트 사격(쏠 때 높은 각도로 발사하는 것)을 가해도 위험하다. 이럴 경우 사거리를 1300㎞보다 훨씬 줄일 수 있으며 종말 속도가 초속 2.9㎞에 이른다. PAC-3의 최대 요격 가능 속도가 초속 2.5㎞여서 역시 잡을 수 없다.

때문에 공군과 해군 일각에선 스커드 수준을 넘는 공격에 대해 종말단계 고고도요격체계(THAAD)나 SM-3를 구입해야 한다는 공군과 해군의 주장이 제기되며 쟁점마다 논쟁을 벌인다. 공군이 내심 원하는 THAAD는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기 전인 종말단계 70~150㎞ 상공에서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해군이 원하는 SM-3도 80~250㎞ 상공 요격을 하지만 초기~중간 단계인 해상에서 이지스함으로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둘 다 미국 미사일방어(MD)망의 핵심 체계다. 이에 대해 해?공군은 갑론을박한다.

우선 성능과 가격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SM-3는 조그만 나라의 방어 무기가 아니라 대륙간탄도탄을 요격하는 무기이며 스커드 요격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다른 공군 관계자는 “2개 포대에 35억 달러를 들이면 신뢰도가 높은 THAAD를 갖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공군 관계자는 “해군이 요격을 하려면 동·서·남해에 각각 2척 등 최소 6척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현재 3척인 이지스함에 3척 추가 건조비용인 45억 달러가 더 들어 총비용은 60억 달러 이상”이라고 말한다. 또 “해군은 한반도가 남북으로 전쟁 종심이 길다는 특성을 이용해 동·서해 측면에 배치된 이지스함에서 SM-3 요격을 하겠다고 하는데 SM-3는 미사일을 정면으로 요격해야 한다는 점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이런 점이 지적되자 해군은 이지스를 남해에 띄워 요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군 관계자는 “최신 SM-3를 도입하면 15억 달러로 효율적인 중고도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할 수 있다”며 “SM-3의 센서 덮개가 90㎞ 상공에서 열리므로 단거리 탄도탄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며 유도장치 조절로 고도 70㎞에서도 요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최대 고도 95㎞, 사정거리 300㎞인 스커드 B의 요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고정 배치되는 지상형 요격 미사일보다 이동하는 함정의 요격 미사일 생존성이 높다는 주장도 있다.

방사청 “에린트 결정 때 말 많았다”
다른 해군 관계자는 “SM-3가 조그만 나라의 방어 무기가 아니라 대륙간탄도탄을 요격하는 무기라는 공군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한다. SM-3엔 블록-1과 블록-2가 있는데 미국·일본이 공동 개발하는 블록-2는 대륙간탄도탄 중간 요격용이지만 현재 미 해군에 배치 중인 SM-3 블록-1은 단·중거리 요격용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공군의 입장은 스커드 C?ER 미사일과 노동미사일의 최대 고도가 100㎞를 넘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THAAD, 해상에서는 SM-3로만 요격된다는 점, PAC-3는 핵 EMP 위협에 무방비라는 점 등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좀 더 근본적 문제는 가격과 성능이 아닌 ‘전략적 관점’에서 발생한다. 이런 체계를 갖추게 되면 사실상 미국의 MD에 편입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 공군 관계자는 “한국의 KAMD가 미국의 MD 체계에 편입되는 방식을 정부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래서 미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위 때 오키나와 인근으로 동원했던 SBX 레이더를 한국 인근에 배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이미 오래전 한국에 타진했었지만 우리 측이 거절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中, TPY-2 레이더 반입에 거부감
한국이 미국 MD 편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론 중국이 꼽힌다. 중국은 한국의 미국 MD 참여에 강력히 반대하고 특히 MD 참여 시 한국에 배치될 수 있는 TPY-2 레이더에 예민하다. 이 레이더는 성능이 뛰어나 한국에 배치되면 보하이(渤海)만에 배치된 중국 핵잠수함이나 중국 내륙에서 탄도탄을 발사할 경우 초기에 정밀 감시·추적하고 중간단계에서 SM-3 미사일과 연계해 여러 차례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핵 능력이 약화돼 예민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을 의식하는 태도’는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됐다고 군 관계자들은 말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요즘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국이 MD에 참여하면 중국은 통일을 방해할 것’이란 험한 언사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스라엘제 애로 미사일 도입을 주장한다. KAMD의 감시레이더로 운용 중인 그린파인 레이더가 원래 애로용이어서 2개 포대에 10억~12억 달러의 ‘적은 비용’으로 체계 구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이 레이더는 TPY-2처럼 성능이 ‘너무’ 우수하지 않고 대북 감시만으로 성능이 제한되는 레이더여서 중국에도 문제되지 않고, 미사일도 PAC-3보다 ‘2배 높이 3배 이상 먼 거리’까지 요격할 수 있는데 에린트와의 경쟁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탈락 배경엔 구입비용이 저렴해도 ▶애로-2의 요격 신뢰도가 떨어지며 ▶저층 방어용이라 북한의 EMP 방어가 안 되고 ▶따라서 대기권 밖 요격이 가능한 애로-3의 추가 도입이 필요한데 개발이 2017년 완료된다는 문제가 있다. 결국 단거리 선수인 PAC-3 MSE 외엔 북한 핵의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한국의 수단은 현재로선 없는 것이다.

안성규 기자, 김병기 객원기자 ask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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