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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하시모토는 면담 대상 아닌 심판 대상"

일본군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24일 일본 오사카 시청 앞에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의 망언을 규탄하며 시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장에선 일본의 우익단체 회원들이 “반일 세력은 일본에서 떠나라. 위안부는 없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오사카=김현기 특파원]


“하시모토는 시장 직에서 물러나라. 할머니들의 눈물을 보고도 그런 막말이 나오느냐.”

"망언 사죄쇼에 들러리 못 선다" … 면담 요청 거부



 24일 오전 10시 일본 오사카 시청 앞.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87)·길원옥(84) 할머니가 이날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과 면담을 한다는 소식에 일본 시민단체 회원 50여 명이 시청으로 몰려왔다. 구호를 외치며 시청으로 향하다 길을 가로막는 경찰과 실랑이도 벌였다. 같은 시각 시청 건너편의 도로에선 우익단체 회원으로 보이는 4~5명이 ‘위안부는 거짓말’이란 플래카드를 든 채 “위안부라고 하지만 돈 목적으로 장사한 것 다 안다. 반일 세력은 빨리 일본에서 떠나라”란 구호를 외쳤다.



시민단체, 오사카 시청서 규탄 시위



 이날 오사카 시청 주변의 긴장과 소란은 하시모토 시장의 위안부 망언이 몰고 온 일본 사회 갈등의 축소판이었다. 결국 이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하시모토 시장과의 면담을 거부했다. 두 할머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통해 전한 ‘우리의 입장’에서 “하시모토 시장의 잘 짜인 사죄 퍼포먼스에 들러리를 설 수 없으며, 하시모토는 면담의 대상이 아니라 심판의 대상”이라고 면담 거부의 이유를 밝혔다.



 할머니들은 또 “하시모토가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를 하기 위해 만나겠다는 것으로 이해해 만나려 했다”며 “하지만 발언을 철회하지 않고 강제성을 부정하는 입장을 쏟아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고 찢어지는 가슴을 안고 그를 만나는 게 두렵고 공포스러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기자들을 통해 국제사회의 비판으로 궁지에 몰린 하시모토가 이날 면담 시 무릎까지 꿇는 일회적인 언론 플레이를 준비했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서 취재진 100명 몰려



이번 면담은 13일 “위안부는 필요했다”는 망언으로 코너에 몰린 하시모토가 궁지 탈출을 위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요청에 응하면서 마련됐다. 예정됐던 면담 시간은 30분이었다. 오사카 시청 측은 회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언론에 공개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를 두고 한국 정부와 위안부 관련 단체 내에서도 언변이 뛰어난 변호사 출신 하시모토의 의도에 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회동을 주선해온 정대협과 일본 시민단체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간사이(關西) 네트워크’는 두 할머니가 불참한 가운데 시청 앞에서 망언 철회와 사죄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AP 등 전 세계에서 100명 가까운 취재진이 몰려든 가운데 일부 일본 언론은 “면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이유가 애매하다. 누구한테 (하시모토 시장이) 무릎을 꿇을 것이란 정보를 얻었느냐”고 캐묻기도 했다.



하시모토 또 “위안부 납치 없었다”



 한편 퇴짜를 맞은 하시모토 시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쪽의 기분에 달려 있는 것(이니 어쩌겠느냐)”이라며 “난 위안부 제도를 용인하고 있다는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걸 (할머니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국가의 의지로 위안부 여성을 납치하거나 인신매매한 적은 없다”고 또다시 지론을 펼쳤다.



시민들 “여성표 다 날아갔을 것”



 오사카 거리의 시민 반응은 대부분 하시모토에게 냉랭했다. 주부인 스즈키 도모(鈴木とも·69)는 “그는 면담을 한다고 해서 화해하거나 사실을 이해시킬 수 있는 인간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택시 운전사 무라카미 오사무(村上修·58)는 “원래 하시모토는 여성에게 인기가 높았는데 이번 건으로 여성 표가 대부분 날아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아베 내각의 우익 각료 중 한 명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행정개혁상은 기자회견에서 “전시 중에는 위안부 제도라고 하는 것 자체가 슬프긴 하지만 합법이었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사카·도쿄=김현기·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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