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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프런티어 10인, 메콩 상륙

청년 창업의 꿈을 쫓아 열 명의 젊은이들이 올 3월 캄보디아 땅을 밟았다. 한국의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세계 최빈국의 경제와 자신의 인생도 키우겠다는 포부다. 두 달여 구슬땀을 흘린 ‘제1기 KOTRA 프놈펜 청년 창업단’이 프놈펜 캄보디아나 호텔 앞에 모였다. 뒷줄 왼쪽부터 한국기술교육대 강성휘·정성운씨, 울산대 최광일·안강석씨, 가운뎃줄 왼쪽부터 한관종(단국대)·오민석(한국기술교육대)·최인영(울산대)씨, 앞줄 왼쪽부터 최동희(한양대)·이현미(한국기술교육대)·구자경(한양대)씨. [사진 KOTRA]


2013년 3월 1일. 열 명의 젊은이가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에 내렸다. 한국의 대학생들이다.

[중앙일보·포스코경영연구소 기획]
메콩 리포트 ④ 청년창업, 이곳에 답이 있다



 “꿈을 찾아 왔습니다. 제가 가진 재능과 기술을 더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꿈입니다. 크게 성공하면 최광일 재단을 만들 겁니다.”



 지난달 말, 최광일(24)씨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그런 꿈을 이루기 위해 땀 흘린 시간이 벌써 두 달 여다.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는 나라, 세계 최빈국 중 하나 캄보디아 행을 결심했을 땐 솔직히 걱정도 됐다. 부모님도 말렸다. 장남이, 뉴욕·런던도 아니고 프놈펜이라니. 국내 취직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울산대 조선해양공학과는 인기 학과다. 대기업에서 모셔간다. 그의 운명을 바꾼 건 올 1월 학교에 온 공문 한 장이었다. KOTRA발 공문엔 ‘글로벌 영 비즈니스맨(이하 YB)을 찾습니다. 창업의 꿈을 캄보디아에서 이루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KOTRA가 올해 첫 도입한 청년 해외 창업 프로그램이다. 월 900달러, 창업 아이템 및 멘토, 1년 뒤 창업 자금 별도 지원 등의 조건이었다. 최씨는 당장 휴학계를 냈다.



 “소프트웨어 지원센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7월 1일 문을 열 예정입니다. 캄보디아 학생들을 교육시켜 한국 기업에 필요한 ICT(정보통신기술) 인재로 키우는 거지요. 인도가 장악한 단순 소프트웨어 개발 아웃소싱 업무를 캄보디아로 뺏어 오겠습니다. 캄보디아·한국 두 나라의 윈윈 모델인 셈이죠.”



 장소·장비·인력은 KOTRA가 지원한다. 한국 IT회사 밸류팩토리가 기술·정보 등을 제공한다. 한국 IT업체의 요구에 맞춰 특화 교육도 시킬 계획이다. 이미 몇몇 IT회사가 아웃소싱 의사를 밝혀 왔다.



 최씨는 “성공하면 캄보디아뿐 아니라 미얀마·라오스, 범 인도차이나 아웃소싱 벨트를 만들 계획”이라며 “아예 졸업도 포기하고 본격 창업에 뛰어들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같이 온 오민석(25·한국기술교육대 기계정보공학부)씨는 “캄보디아는 한국의 60년대와 비슷합니다. 어떻게 발전할지, 어디로 갈지 훤히 보입니다. 도전을 꿈꾸는 한국 청년에겐 기회의 땅입니다.” 그는 영농조합을 만들어 캄보디아 전역을 첨단 기계영농으로 바꿔놓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오씨는 “한국에 있었으면 책상에 앉아 남들처럼 스펙 경쟁에 빠져 있을 시간, 나는 생생한 삶의 현장을 경험 중”이라며 밝게 웃었다.



 메콩 벨트(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미얀마)가 한국 청년 해외 창·취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는 이제 막 시작이지만 베트남 쪽엔 한국의 젊은 피가 대거 몰려든 지 이미 꽤 됐다. 한세베트남예스24시 법인장 반소희(30)씨. 11년째 베트남 근무 중이다. 책 빼놓고 모든 걸 파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용한다. “인터넷 쇼핑몰은 이제 막 정착단계예요. 인터넷 보급률도 30%밖에 안 됩니다. 하지만 지금 시작하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순식간에 성장하거든요.”



 JP법무법인의 고인선(31) 변호사. 그는 잘나가는 검사 생활을 접고 2년 전 호찌민으로 왔다. “ 베트남엔 3000개의 한국 기업이 들어와 있다. 다양한 일과 기회가 널려 있다는 얘기다. (한국처럼) 쳇바퀴 돌 듯 법정을 오가는 게 아니다. 일을 찾고 만들고 해결해 가는 재미가 있다.” 그는 먼저 정착한 친구의 얘기를 꼼꼼히 듣고 “숙고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청년 창업뿐 아니다. 메콩에선 인생 이모작의 기회도 영글고 있다. D건설의 박모(59) 이사. 그는 7년째 호찌민에서 주택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한국 같으면 벌써 직장생활을 접었을지 모른다. 박 이사는 “베트남은 내게 인생 이모작의 기회를 준 땅”이라고 말했다. 2010년 시작한 한국국제협력단(KOIKA)의 퇴직전문가 해외 파견도 이 지역으로 몰리고 있다. 퇴직했거나 퇴직 예정자에게 연간 7000만원 정도를 지원해 개도국에 개발 경험을 전수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수출입은행 하노이지점 김용석 팀장은 “메콩 지역엔 70~80년대 우리나라 경제개발 과정의 산업 기술과 경영 노하우가 절실하다”며 “지금 막 퇴직을 시작한 710만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에겐 이런 기술과 노하우가 체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100만 명씩 쏟아져 나오는 국내 퇴직자들에겐 이곳이 인생 이모작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위험은 있다. 메콩 유역 국가라고 다 같은 수준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경제가 괜찮은 베트남에 비해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는 제도·인프라 모두 부족하다. 정치적 위험도 크고 시장도 투명하지 않다. 허병희 KOTRA 베트남무역관장은 “창업이든 인생 이모작이든 개인이 처음 시작하기에 캄보디아·라오스 등은 위험이 크다”며 “베트남에서 일단 터를 닦은 후 캄보디아·라오스로 진출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이정재(베트남, 캄보디아)·한우덕(미얀마, 중국 윈난성), 채승기(라오스, 태국)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심상형·박경덕·사동철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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