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리커창 농촌개벽 승부수 … 도시화·가정농장에 걸었다

만리장성은 중국의 자랑거리다. 문명과 야만을 구분하는 상징이다. 그러나 이면엔 중국의 한계가 도사려 있다. 장성은 농업과 유목을 가르는 선이다. 중국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으로는 한없이 뻗어 나갔다. 하지만 장성 밖으로 나갈 수는 없었다. 장성은 유목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한(漢)족의 진출 한계선이기도 했다. 중국은 자고로 농업국가였고, 경자유전(耕者有田)은 중국인의 꿈이었다. 그러나 농민이 가난을 면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현재의 중국도 마찬가지다. 세계의 넘버원 국가가 되기 위해선 농촌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중국 G1 꿈, 도농격차 해소에 달려” … 20년간 40조 위안 투입 계획

농촌 인구 흡수할 거점도시 수십 곳 추진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의 농촌개혁을 이끄는 인물은 리커창(李克强) 총리다. 중국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께 모든 인민이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고 문화생활도 어느 정도 즐길 수 있는 ‘전면적인 소강(小康)사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선 유사 이래 늘 빈곤에 시달려 왔던 농촌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인식이다. 농업과 농촌·농민의 이른바 삼농(三農) 문제를 과연 어떻게 풀 것인가. 지난 3월 총리에 올라 경제 대권을 쥐게 된 리커창이 제시하고 있는 해법이 바로 도시화와 가정농장의 육성이다.



 첫째 방법인 도시화는 리커창이 부총리 시절부터 꾸준히 외쳐온 것이다. 도시화는 간단히 말해 농민을 도시민으로 바꾸는 것이다. 중국의 삼농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게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학 교수의 주장이기도 하다. 린이푸는 농촌의 노동력이 도시로 이동하면 농민의 소득은 장기적이고 또 안정적으로 증가한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우선 농민이 도시민이 되면 그들의 신분이 농산물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바뀐다. 이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그 혜택은 농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또 농민이 도시로 이동함에 따라 남겨진 농지는 다른 농민의 손에 들어가 농민의 1인당 경작규모가 증가하고 자연히 생산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도시민 늘면 농산물 값 올라 농민 혜택



리커창
 중국은 2011년에 처음으로 도시인구가 농촌인구를 추월했다. 2010년 도시인구는 6억70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9.95%를 기록했는데 2011년엔 6억9079만 명으로 51.27%가 됐다. 이 같은 중국의 도시화율은 세계 평균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 하는 중국이 이 정도로 성이 찰 리가 없다. 중국은 현재 중국의 도시화율이 미국의 1920년대 수준이라며 도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커창 정부는 앞으로 20년 동안 연평균 1000만 명의 농민을 도시민으로 바꿔 도시화 비율을 0.8%씩 증가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2030년이 되면 중국의 총인구는 15억 명에 도시민은 10억 명가량으로, 도시화율이 70% 가깝게 될 전망이다. 농민 1인을 도시민의 신분으로 바꾸기 위해선 도시의 인프라 설비와 공공서비스 등에 대한 투자로 약 10만 위안이 든다. 이를 위해 앞으로 40조 위안가량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세계 각국이 중국의 도시화 건설에 참여해 떡고물을 챙기려는 이유다.



 잘 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둘째 방법으로 최근 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게 가정농장의 육성이다. 지난 2월 초 중국은 ‘앞으로 5년 내 농지 경계를 분명히 확정해 농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하며 이런 농지가 가정농장 등으로 거래되는 걸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산당 중앙 1호 문건을 발표했다. 농민의 농지에 도시민의 주택과 같은 신분을 부여해 도시민이 주택 사용권을 사고팔듯이 농지 또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토지는 도농을 경계로 해 도시 토지는 국유에 속하고, 농촌 토지는 농촌의 집단(集體) 소유다. 농촌 토지는 다시 농지와 농촌집단건설용지로 나뉜다. 1970년대 말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농민은 농지를 청부해 경작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는 이 농지청부경영권을 다른 농가에 양도할 수 있게 허용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이 양도가 보다 자유롭고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농지 경계 설정을 보다 명확히 하는 등 제도를 완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중국에는 현재 농촌을 떠나 도시로 가 일하는 노동력인 농민공(農民工)의 수가 2억5200만 명에 이른다. 상당수의 청년들이 농촌을 떠나 황폐화된 농지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리커창이 제시하는 게 가정농장이다. 이번 당 중앙 문건에 공식적으로 처음 등장한 가정농장의 개념은 가족 구성원이 주요 노동력이 되고 농업에서의 수입이 가정의 주요 수입원이되, 특히 경작지가 넓어 기계화 농업을 하는 신형 농업경영주체로 설명되고 있다.



대규모 영농 가능하게 농지 거래 장려



 중국은 세계 경작지의 약 7%로 세계 인구의 20% 를 먹여 살려 왔다. 인구가 많은 탓에 중국의 농업은 늘 영세성을 면치 못해 1인당 보통 1.5무(1무=약 667㎡=약 200평)의 농지를 경작하는데, 이는 세계 평균의 3분의 1 정도 수준이다. 그러나 가정농장은 수백 무에서 수천 무까지 대규모로 농사를 짓는다. 농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는 것이다. 가정농장은 다른 농민의 농지청부경영권을 양도받아 경작지 규모를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정부는 농지거래서비스센터를 각 곳에 세워 이런 농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이번 당 중앙 문건 1호의 정신이다. 저장(浙江)성의 경우 이미 농지의 40%가 거래되고 있다. 현재 중국 농업부에 따르면 21세기 초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가정농장은 현재 상하이와 저장성, 후베이(湖北)성, 지린(吉林)성, 안후이(安徽)성 등을 중심으로 6670개가 세워졌다.



 농업을 위주로 했던 중국은 ‘여기서 태어나 여기서 죽는다’는 정착민족의 삶을 살아왔다. 대지를 뿌리로 해 나를 중심으로 점차 퍼져 나가는 동심원의 인간 관계와 연장자의 농사 경험이 중시되는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질서를 지켜왔다. 그러나 가난과는 늘 이웃처럼 지내왔다. 이제 도시화와 가정농장과 같은 대규모 농장의 등장이 중국의 농촌 풍경을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사회의 성격도 변할 것이다. 농업국가에서 도시국가로 변신하며 인간관계와 문화, 사상 등 모든 게 바뀔 전망이다.



유상철 전문기자



◆도시화



중국의 도시화(城鎭化)는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갖는다. 농촌 인구의 도시 유입과 2·3차 산업의 도시 집중, 인구·직업 변화에 따른 생활 방식의 변화를 말한다. 리커창 총리는 도시화 비율을 연 0.8%씩 높여 2030년께 중국 도시화율을 70% 가까이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가정농장



중국의 가정농장은 가족 구성원이 노동력의 뼈대를 이루고 주요 수입이 농업에서 나오며 너른 경작지를 기계화 농법을 이용해 일군다. 또 현대화 농법으로 안심 먹거리를 생산해야 한다. 소와 사람이 논밭을 가는 고질적인 영세농에서 탈피해 미국과 같은 대규모 기계화 농업을 지향하려는 꿈이 담겨 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