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법원 "현대차 고용세습 단협은 무효"

이른바 ‘고용 세습’ 논란을 불러왔던 현대자동차의 단체협약(단협)에 대해 법원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의 단협에 들어 있는 퇴직자 자녀 우선 채용 조항을 놓고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울산지법 민사3부(부장 도진기)는 8일 전 현대차 조합원 A씨 유가족 세 명이 “단협에 따라 A씨의 아들 B씨를 채용하고 위로금도 지급해달라”며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고용의무이행 등 청구소송에서 “위로금은 일부 지급해야 하지만 B씨를 채용할 필요는 없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열처리업무 등에 종사했던 A씨는 2009년 말 정년 퇴직한 이후 폐암이 발병해 2011년 3월 사망했다. A씨 유가족은 단협을 근거로 위로금 지급과 B씨 채용을 요구했지만 현대차가 “조합원이 아닌 상태에서 사망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근거는 2009년 12월 체결된 단협 제96, 97조다. 96조는 ‘회사는 조합원이 업무상 사망했거나 6급 이상 장애로 퇴직할 경우 직계가족 1인을 특별채용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퇴직하거나 사망한 임직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이 같은 제도에 대해 일부에서는 ‘고용까지 세습하는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96조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단협도 계약인 이상 강행법규나 사회질서에 위배될 경우 무효가 된다”며 “이 조항은 사용자의 고유 권한인 채용 및 인사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애초에 단체협약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사망자 자녀가 업무에 적합한지 여부에 관계없이 취업을 보장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이어 “이 조항은 사실상 일자리를 물려주는 결과를 낳아 우리 사회의 정의 관념에 배치되며 다수의 취업 희망자들을 좌절하게 한다”며 “청년층 일자리가 희소해진 상황만큼 비록 노사 합의가 있었다고 해도 사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사기업이라고 해서 그들만의 고치를 구축하고 이익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비밀의 오솔길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며 “평생의 안정된 노동 기회를 그들만의 합의로 분배하는 일은 민법상 사회질서 개념에도 반하는 만큼 피고에게 B씨를 고용할 책무는 없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업무상 재해로 인한 조합원 사망 시 장의비·위로금 지급 의무를 규정한 97조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제97조에 재직 중 사망한 경우에만 위로금을 지급하라는 규정은 없다”며 “근로복지공단에서 ‘A씨의 질병이 업무와 연관 있다’고 판단한 만큼 원고들에게 총 56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라”고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박진석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