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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허리를 부탁해

36세의 노장 김남일이 35개월 만에 축구 대표팀에 복귀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수비 실수로 페널티킥을 헌납한 김남일로서는 명예를 회복할 좋은 기회다. 사진은 지난 3월 열린 경남 FC와의 K리그 클래식 경기. [김진경 기자]

김남일(36·인천)이 돌아왔다.

 최강희 축구 대표팀 감독은 16일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7·8차전에 나설 대표 선수 25명을 발표했다. 중원의 핵심이었던 구자철(24·아우크스부르크)과 기성용(24·스완지시티)을 부상을 이유로 대표에서 제외했다. 최 감독이 선택한 ‘중원의 카드’는 노장 김남일이다. 35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다.

 김남일은 2002년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진공청소기’라는 극찬을 받았던 수비형 미드필더다. 쓰레기를 빨아들이듯 상대 수비수를 제압하고 중원을 깨끗하게 청소한다는 의미다. 기성용이 광양제철중 시절 그를 보며 꿈을 키웠고, 박종우(24·부산)도 롤모델로 그를 꼽는다. 하지만 김남일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불필요한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준 뒤 대표팀과 멀어졌다. 그의 대표 경력은 월드컵 3차례 출전, A매치 97경기로 끝나는 듯했다.

 ◆운명의 3연전=아시아 최종예선은 딱 3경기 남았다. 한국은 5일(한국시간) 레바논과 원정 경기를 치른 후 11일 우즈베키스탄과 서울에서, 18일 이란과 울산에서 결전을 벌인다. 일찌감치 일본이 본선 진출을 확정한 B조와 달리 한국이 속한 A조는 혼전 양상이다. 선두 우즈베키스탄과 2위 한국은 물론 3·4위 이란과 카타르도 희망이 있다.

 최 감독은 레바논 원정을 분수령으로 꼽았다. 승점 3점을 챙기면 본선 진출의 9부 능선을 넘는다. 레바논에 패하면 한국은 남은 두 경기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치러야 한다.

 ◆중원 공백을 메워라=그런데 레바논전에 한국은 중원 공백이 너무 크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대표에서 빠졌고 박종우는 독도 세리머니로 인한 징계가 1경기 남아 있다. 김남일의 어깨가 무겁다. 최 감독은 “김남일은 절대적으로 경기력을 보고 선발했다. 인천이 지난해 후반기부터 좋은 경기를 하는데 (김남일이) 중심에 있다”고 칭찬했다. 후배들이 빠진 공백을 땜질하려는 게 아니라 실력으로 선발된 것이라고 기를 살려준 것이다.

 대표팀은 3월 열린 카타르와 경기에서 종료 직전 터진 손흥민의 골로 2-1로 승리했지만 경기력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카타르전 이전에는 3연패로 침체에 빠졌다. 구심점이 될 고참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김남일을 발탁한 또 다른 이유다. 레바논전에 김남일이 주장 완장을 찰 가능성도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요성=현대 축구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도 강력한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반으로 유럽 정상을 노크하고 있다. 독일에서 연수 중인 신태용(43) 전 성남 감독은 “뮌헨은 분데스리가 역대 최고 이적료(약 580억원)에 영입한 하비 마르티네스(25·스페인)가 상대의 맥을 다 끊어 놓는다. 천하의 바르셀로나(스페인)도 4강에서 공격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1, 2차전 합계 0-7로 완패했다. 도르트문트에는 일카이 귄도간(23·독일)이 있다”고 말했다.

 김남일은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우선 레바논전에 올인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최 감독은 김남일을 중심으로 이명주(23·포항), 한국영(23·쇼난 벨마레) 등 젊은 피로 중원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보경(24·카디프시티)도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다.

글=박린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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