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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인선 때 수첩 버리세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왼쪽 둘째)와 최경환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하며 김무성 의원(오른쪽 둘째 뒷모습) 등 중진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17일 국회에선 인사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백화제방(百花齊放)식으로 터져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언론사 정치부장단과의 만찬에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기용이 잘못이었음을 사실상 시인함에 따른 것이다. 전날 박 대통령은 “전문성을 기준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인물이 한 번 맡으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그런대로 절차를 밟았는데도 엉뚱한 결과가 나왔다”며 “인사위원회가 조금 더 다면적으로 검증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해 조금 더 철저히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저 자신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그런 분이었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참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도 했다.

 ◆"상향식 인사 추천을”=이에 여야를 막론하고 “수첩을 버리고 시스템에 의한 인사를 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김영삼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지금까지의 인사가 난맥상이 된 이유는 대통령이 ‘이 사람을 검증해 보라’고 후보자를 내려보내기 때문”이라며 “이 경우 인사위원회에선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인사라고 생각해 웬만하면 그냥 통과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대로 인사위원회가 검증을 해서 대통령에게 복수로 추천하는 시스템에선 인사가 잘못될 경우 인사위원회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검증을 철저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새누리당 중진 의원은 “윤창중 스캔들은 요로를 통해 추천받은 이들의 리스트를 가지고 인사를 해 온 ‘수첩 인사’의 함정”이라며 “적법한 절차를 통해 추천받은 인사가 아니면 인사 풀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낸 박남춘 의원 역시 상향식 인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참여정부에선 인사 수석은 추천과 역량 평가를, 검증은 민정 수석실이 분담했다”며 “이를 가지고 인사추천위에서 난상토론을 했다”고 말했다. 이 중 삼 중 점검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면접 치르고 평판 조사를”=의원들은 전문성 외에 도덕성과 정무 감각 등의 요소를 인사에 반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병국 의원은 “박 대통령이 지나치게 전문성을 중시하다 보니 정무 감각이 전혀 없는 이들이 청와대에 들어가게 되고, 이런 위기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고 말했다. 박남춘 의원 역시 “전문성만으로 사람을 골라선 안 된다”며 “공직은 자기 자신이 실력으로 쟁취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이 맡기는 자리기 때문에 도덕성을 제1의 원칙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회사에서 직원을 뽑을 때처럼 청와대는 서류 심사는 물론 면접과 평판도 조사까지 혹독하게 해야 한다”며 “청와대 자체에서 청문회를 치른다는 생각으로 후보자의 역량과 도덕성을 다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금주 선언 해라”=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이날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청와대에 근무하는 공직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주 선언을 하는 등 각오의 일단을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정신 무장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대선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면서 금주를 선언했었다. 정의화 전 국회부의장은 “해외 순방 때 공직기강팀을 동행시키겠다는 정도의 미봉책만으론 곤란하다”며 “청와대 내의 위계질서를 바로잡고, 보고 체계를 개선하는 등 전면적 쇄신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김경진·하선영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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