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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다리 수영 강사, 긍정과 열정이 그의 오른쪽 다리

오른쪽 다리를 사고로 잃은 수영 강사 이환경(왼쪽)씨가 14일 스포츠센터에서 지적 장애 학생에게 수영을 지도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교하동에 있는 청석스포츠센터. 파주시가 운영자금을 대고 코오롱글로벌이 위탁 경영하는 평범한 스포츠레저 시설이다. 하지만 이곳은 인근 주민과 코오롱 임직원 사이에선 ‘달인이 근무하는 곳’으로 통한다. 2011년부터 수영강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환경(40)씨가 그 정도로 유명하다는 얘기다.

 이씨 수업을 듣기 위해 청석스포츠센터엔 매달 수십 명이 대기한다. 파주시 운정동에 사는 김은경(여·34)씨는 “우렁찬 기합소리와 늘 웃음 띤 얼굴로 아이들을 대해 학부모 사이에서 최고 인기”라며 이씨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지난 3월에 열린 ‘2013년 코오롱그룹 혁신 페스티벌’에서 1만여 임직원 가운데 ‘최고의 달인’으로 뽑혀 상금 500만원을 받기도 했다.

 14일 오후 6시 스포츠센터를 찾았을 때 이씨는 장애인 세 명에게 수영 지도를 하는 중이었다. 이씨는 “매주 화·목요일은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학생들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재능 기부를 한다”고 했다. 이씨가 기자와 얘기를 나누기 위해 수영장 밖으로 나왔다. 그의 오른쪽 다리는 없다. 휠체어에 앉은 이씨는 “거동이 불편할 뿐 수영 강의를 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가 다리를 잃은 건 군 복무 때인 1998년. 초소 근무를 서던 중 돌진하는 자동차에 부딪쳐 무릎 위 15㎝가량을 잘라내야 했다. 한국체육대에서 레슬링을 전공하던 이씨에겐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어버리는 아픔”이었다. 크게 좌절했지만 지도교수와 가족, 여자 친구(현재의 아내) 등의 도움으로 재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외발 스키’에 입문해 12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에선 17위까지 올랐다. 이씨는 “외국의 장애인 선수층은 두꺼웠다”며 “한국 대표 선수는 고작 세 명”이라고 아쉬워했다.

 2011년 9월 코오롱에 입사했다. 대학시절 따놓은 대한적십자사 수영안전요원 자격증이 있어 지원할 수 있었다. “‘저 같은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면접관을 설득했습니다. 박수를 받으면서 취업했어요.” 강사가 된 뒤 특유의 친화력으로 곧바로 인기 강사가 됐다. 수강생들이 ‘1대1로 배운다’고 생각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가르쳤다고 한다.

 장애인에게 수영을 배우는 비장애인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씨는 싱긋 웃었다. “‘자기도 불편한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겠나’라는 선입견을 물론 갖고들 있었겠죠. 그 생각이 없어지기까지 어른은 2주일, 어린이는 20분이면 충분합니다.” 청석스포츠센터 노충섭 점장은 “업무 특성상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근무하지만 (이씨는) 일을 즐긴다”며 “특히 어린이들이 이 강사를 유독 잘 따른다”고 말했다. ‘특별한 선생님’에게 배우고 싶다며 이씨의 수강 시간을 쫓아다니는 아이들도 있단다.

 “입사하고 나서 처음엔 의지(義肢·인공으로 만든 다리)를 착용한 채 비장애인과 똑같이 걸으려고 무지 노력했어요. 이제 그런 조바심은 사라졌습니다. 그냥 ‘특별한 경험을 한 사람’으로 봐줬으면 해요. 승부는 능력으로 해야지요. 장애인들도 기업은 생산성을 올려야 하는 집단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일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싶어요.”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 스포츠센터 경영자로 승진하는 게 꿈이라는 이씨의 얘기다.

파주=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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