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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밤으로의 긴 여로

밤으로의 긴 여로 - 권혁웅(1967~ )

안녕, 선우일란

그대를 따라간 청춘은 어느 골목 끝 여인숙에서

새우잠을 잘는지 아니, 손만 잡고 잘는지

시월의 밤은 그대의 벗은 등처럼 소름이 돋는데

그곳의 양은 주전자와 플라스틱 잔에는

몇 모금의 물이 남았는지

안녕, 선우일란

저 네온은 지지직거리며, 뼈와 살을 태우며,

저물어가는데

버즘나무에 핀 버짐처럼

한기 번져가는데

비닐을 덮은 이불이 너무 얇지는 않은지

안녕, 선우일란

토하던 그대 등을 두들길 때

나를 올려다보던 눈길처럼

또 한번의 시월이 흐릿하게 지나가

차가운 담에 기대

벌어진 입술처럼 스산하게 지나가

안녕, 선우일란 어느 골목 끝 여인숙으로

걸어 들어간 발자국 소리여

그때 그 숨죽인 소리여

토사물 장면을 어떻게 촬영했는지 궁금해서 광고를 만드는 친구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과자 를 요구르트에 버무려 촬영장에서 즉석으로 조제한다는 말을 듣고 적잖이 실망스러웠다. 라면수프도 좀 넣어, 색깔도 리얼하게 반영하면 좋을 것을. 입안까지 넘어온, 절반쯤 소화된 음식물이 요구르트 따위라면 도로 삼키거나 건더기만 남기고자 이빨 사이로 국물을 흘려보내는 연기도 어렵지 않을 것 아닌가. 고충은 배우의 몫이 아니라 영화를 감상하는 우리에게 찾아온다. 요구르트 범벅일 거라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우리는 여배우가 아름다워도 그 장면을 보며 일종의 공포마저 느낀다. 술 취한 사람이 아무리 미인이라도 등을 두드려줄 때 토사물을 눈여겨보는 따위의 실수는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엽기적인 그녀’의 여주인공은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답지만. [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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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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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