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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은 평론가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언론사 정치부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하며 방미 성과를 설명하고 국정운영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때가 때인 만큼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고, 박 대통령은 꼼꼼하고 성실하게 답변했다고 한다. 언론을 상대로, 국민을 염두에 두고, 소통의 길을 튼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대통령을 향한 언로(言路)가 막혀 있다는 저간의 비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를 계기로 박근혜정부는 불필요한 오해와 의혹에서 벗어나 본연의 국정수행에 주력해 가시적인 정책성과를 내놔야 한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나온 박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게 있다. ‘윤창중 사건’에 대한 내용이다. 박 대통령은 “저 자신도 굉장히 실망스럽다”거나 “성폭행, 성범죄가 너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데 공직자까지 연루가 됐다는 것은 보통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윤창중을 두고선 “성추행에 연루가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원론적으론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제3자의 시각에서 논평하듯 했다는 게 문제다. 도대체 누가 윤창중을 기용했나. 세상이 다 아는 판에 인사권자가 남 얘기하듯 하는 것은 비판을 자초하는 셈이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말을 언제 또 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은 발언인데, 국민에겐 ‘윤창중 사건’에 버금가는 인사 실패가 또 있을지 모른다는 뜻으로 비친다. 불안의 씨앗이 어딘가 남아 있다는 뜻 아닌가.

 대통령이 자신의 귀책사유에 대해 논평하듯 말하는 건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선 적절치 않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임기 후반 그런 식으로 말하다 비판을 받은 적이 있었다. 대통령은 국정의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지, 평론가가 아니다. 자신의 결정에 대해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 ‘윤창중 사건’에 대해 생각을 못했다거나, 실망했다고 할 입장이 아니다. 그런 사람인 줄 못 알아보고 쓴 데 대한 진정성 있는 맹성(猛省)이 있어야 재발방지를 위해 강화하겠다는 인사검증도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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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