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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봉양 부담 덜게 … 생계비 지원 문 넓힌다

자식이 한 달에 얼마를 벌어야 처자식을 먹여 살리고 부모를 부양할 수 있을까. 동양의 효 정신에 따르면 부모부터 먼저 봉양하고 남는 돈으로 자식이 먹고살아야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도시에서 살다 보면 비싼 집세에다 자녀 사교육비, 식비 등을 쓰고 나면 월급이 빠듯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녀 소득 기준 275만 → 441만원
기초수급 수당지급 방식도 고쳐
지원 받는 사람 118만 명 늘어나

 정부는 극빈층을 지원할 때 부양의무자인 자녀의 소득과 재산을 따진다. 부모가 홀어머니나 홀아버지이고 자녀가 4인 가구일 경우 자녀 가구(일반 가구)의 소득이 275만원을 넘으면 부모가 소득이 전혀 없어도 기초수급자가 될 수 없다. 이 정도 벌면 정부에 손 벌리지 말고 자녀가 부모를 책임지라는 뜻이다. 하지만 월 275만원 벌어서 부모 봉양하고 자기 살림하다 보면 자식도 빈곤층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2011년 부모가 65세 이상이거나 장애인일 경우 기준이 392만원으로 완화됐다. 일반 가구는 2006년부터 275만원 기준선이 유지돼 왔다.





 하지만 내년 10월부터 이 기준선이 441만원으로 올라가게 된다. 정부는 14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첫 사회보장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이 위원회는 ‘박근혜표 복지’를 실행하는 기구로, 14개 부처 장관과 전문가 15명이 참여하는 복지정책 컨트롤타워다.



 지금은 소득이 부모(1인)와 자녀 가구(4인)의 최저생계비의 130%(노인·장애인 가구는 185%)를 넘으면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다. 내년 10월부터는 부모를 봉양하고도 남는 돈이 중위소득이 되게 바뀐다. 그게 441만원이다. 부모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 57만원과 자녀 4인 가구의 중위소득(384만원)을 더한 것이다. 만약 부모가 다 있으면 481만원이 된다. 중위소득은 소득을 일렬로 세웠을 때 정중앙에 있는 금액을 말한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최모(57)씨는 허리가 안 좋아 일을 못한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5만원짜리 방에서 산다. 최씨에게 따로 사는 두 아들(미혼)이 있다. 2월 큰아들의 소득이 155만원인 것으로 드러나 최씨가 기초수급자에서 탈락했다. 아들의 소득이 부양의무자 기준(월 148만원)을 초과했다. 내년에 새 기준(199만원)을 적용하면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 15만 명가량이 최씨처럼 구제 받는다.



 정부는 기초수급자 지원 방식도 뜯어고치기로 했다. 지금은 소득이 최저생계비(4인 가구 155만원)를 밑돌아 기초수급자가 되면 생계·의료·주거·교육·해산 등 일곱 가지 수당을 받는다. 수급자에서 탈락하면 거의 모든 지원이 끊긴다. 전부(All) 아니면 전무(Nothing) 방식이다. 이 때문에 수급자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복지 의존증’이 나타났다. 정부는 내년 10월 ‘통째로 수당’을 쪼개기로 했다.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를 밑돌면 지금과 같다. 월 소득이 155만(중위소득의 40%)~192만원(중위소득의 50%)이면 임대료(주거비) 바우처(이용권)를 받는다. 지역별로 최저주거 기준을 정해 지원금을 차등화한다. 자녀 교육비도 지원 받는다. 이번 개선책을 시행하면 지원을 받는 사람이 222만 명에서 340만 명으로 늘어난다. 2017년까지 7조원(국비 기준)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원장은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화돼 자녀 때문에 정부 보호를 못 받던 사람이 보호를 받게 된 점은 사회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자녀가구의 빈곤화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통째로 수당을 쪼개다 보면 혜택이 줄어드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서에서 “근로 능력이 있는 사람을 기초수급자에서 제외하고 생계비·의료비에서 절감한 돈으로 교육비·주거비만 받는 사람을 늘리다 보면 수급권자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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