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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불합리한 갑을관계 바로잡겠다" … 칼 뺀 공정위

정부가 국내 포털 1위 NHN 조사에 나섰다. 온라인으로 부동산중개업소까지 싹쓸이하자 제재에 나선 것이다. ‘인터넷 골목상권’ 살리기를 비롯한 건전한 인터넷 생태계 조성 차원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포털 점유율 75% NHN 직권조사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부터 검색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경기도 분당 본사에 대한 현장 직권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는 시장감시국 서비스업감시과가 전담하고 있으며, 최소한 일주일 이상 소요될 예정이다. 시장감시국은 독과점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같은 불공정 거래 행위를 조사하는 곳이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지난 수개월간 주의해서 네이버를 지켜봐 왔다. 조사 중인 사안이라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관련법 위반 혐의점을 잡아서 조사를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공약인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인터넷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조사”라며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 여부까지 확인되면 가중처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의 네이버 조사는 처음이 아니다. 2008년 5월 “네이버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자회사를 편법 지원했다”며 2억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이듬해 서울고법은 “포털 전체 매출이 아니라 동영상과 관련된 매출 기준으로 시장지배력을 판단해야 한다”며 네이버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현재 이 사안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공정위가 다시 나섰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3개월 가까이 네이버를 들여다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엔 2008년의 경우와 초점이 다르다. 네이버의 불합리한 갑을 관계를 바로잡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국회도 네이버에 우호적이지 않다. 전병헌 의원(민주당)은 포털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포털검색시장 생태계 구축을 위한 법률안’을 이달 안으로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전 의원은 “지난해 7월 기준으로 네이버의 인터넷 검색 점유율이 75%에 이를 정도로 독과점인 상태”라며 “이 정도면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들어올 수 없는 지경이고 여러 가지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인터넷 포털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경쟁사인 다음이나 네이트는 시장 점유율 70%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글로벌 검색 업체 구글 역시 국내에서는 네이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를 무기로 네이버는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혔다. 포털 광고는 물론이고 중소 온라인 상거래 업체들의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실적은 매년 사상 최대다. 지난해 2조4000억원의 매출액에 7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이 삼성전자의 두 배인 30%에 육박한다.



 네이버 때문에 상권을 침해당한 대표적인 곳이 부동산시장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성장세를 이어 가던 부동산114·부동산1번지·닥터아파트는 2005년 이 시장에 네이버가 뛰어들면서 군소업체로 전락했다. 2009년부터는 네이버가 중개업소를 바로 회원사로 받아들이는 ‘직접 영업’까지 시작하면서 주수입원이 중개업소의 회비였던 이들 업체의 경영이 악화됐다. 부동산114·부동산1번지는 모두 다른 회사에 매각됐다. 중소업체가 몰락하면서 이 시장에서 네이버의 독점은 더욱 강화됐다. 그래서 ‘네이버(neighbor·이웃) 집어삼키는 네이버’란 비난까지 받고 있다. 채현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수석연구원은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지난달 주최한 토론회에서 “현장 중개사무소들은 네이버의 광고비를 ‘살인적’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며 “특히 매물이 화면 위쪽에 드러나는 ‘프리미엄 회원’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털어놨다.



 포털 업계 일부에서는 그러나 공정위의 네이버 조사와 관련해 “인터넷 시장 흔들기나 휘어잡기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가 창조경제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그러려면 인터넷 시장에서도 기존의 틀이 흔들려야만 새로운 벤처가 나올 수 있다. 정부 의도대로 인터넷 창업의 밑그림을 그리려면 일단 ‘빅 브러더’ 혹은 ‘가두리 양식장(한번 접속하면 해당 사이트를 벗어나지 않아도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든 네이버의 특성을 비유한 말)’인 네이버의 움직임을 묶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네이버는 “공정위가 왜 조사하는지, 어떤 불공정 사례에 대해 조사하는지, 잘 모르겠다. 13일 조사가 시작됐지만 언제 끝날지는 우리도 모른다. 다만 공정위의 조사에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최준호·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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