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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선생님 눈 돼준 미담이 … 안내견도 카네이션 받아

김경민 교사(가운데)와 안내견 미담이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준 서울 인왕중 학생들. [강정현 기자]
“미담이한테 제가 카네이션을 달아줄래요.”



서울 인왕중 김경민 교사 제자들
“시각장애 있어도 멋진 수업 감동”

 지난 13일 오후 2시 서울 홍제동 인왕중학교 3층 영어전용교실. 60여 명의 학생들이 스승의 날(15일)을 앞두고 영어교사 김경민(25·여)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김 교사 말고 카네이션을 단 대상이 또 있었다. 1급 시각장애인인 김 교사의 안내견 ‘미담이’였다.



 김 교사와 미담이는 2011년 봄 이 학교에 함께 첫발을 디뎠다. 당시 학생들은 물론 동료 교사들의 걱정은 컸다. “시각장애인이 제대로 된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하지만 김 교사는 실력으로 주변의 걱정이 ‘기우’임을 증명했다. 김원기 교장은 “김 선생의 수업은 지난해 교원능력개발평가에서 상위 20%에 들 정도로 학부모·학생·동료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김 교장은 “특히 장애를 이겨내는 모습에서 학생들이 인성적으로 큰 가르침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혜진(13)양은 “선생님이 눈이 안 보이는데도 열심히 가르쳐 주시니까 더 감동받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교사의 이런 성취에는 6년간 그의 옆을 지켜준 미담이의 공이 컸다. 김 교사는 생후 1개월 때 녹내장 판정을 받고 26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2007년 숙명여대 교육학과에 합격했으나 일반 학생들 속에서 대학 생활을 한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이때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김 교사를 위해 안내견 미담이를 무료로 보내줬다. 미담이와 함께 대학을 다닌 김 교사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7학기 만인 2010년 여름 대학을 조기 졸업할 수 있었다. 4.3 만점에 4.19로 문과대 수석이었다. 서울시 중등교사 임용시험도 졸업 반 년 만에 합격했다. 김씨는 “미담이와 다니면 사람들이 비켜줘서 길도 열리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준다”며 “세상과 교감하는 창구”라고 말했다.



 미담이의 역할은 김 교사가 인왕중 생활을 시작하면서 더욱 빛났다. “이렇게 큰 개를 데리고 타면 어떡하느냐”던 ‘서대문07’ 마을버스 기사 아저씨들도 이제는 매일 아침 무전으로 “김경민 선생님이 출근하셨지?”라며 출근길을 챙기고 있다. 학생들이 미담이에게 호감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김 교사와도 가까워졌다. 이날 미담이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준 김우빈(15)군은 “선생님을 돕는 미담이도 선생님이죠”라며 활짝 웃었다.



 부임 3년차를 맞은 김 교사는 올 3월부터 특별활동으로 ‘점자반’을 만들어 새로운 가르침에 나섰다. 아이들이 점자에 대해 신기하고 궁금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 교사는 “점자는 눈이 아닌 손으로 읽는 또 하나의 언어”라면서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글=정종문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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