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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규제 철폐 위해 전면전 벌이라

지난주 정부는 130건의 ‘손톱 밑 가시’를 없애기로 했다. ‘손톱 밑 가시 뽑기’는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강조한 사안이다. 각 부처별로 철폐 건의를 받은 규제 430건을 모아 국무총리가 주재해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철폐를 결정한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그중 하나가 ‘PC방 컵라면 물 부어주기’ 규제다. PC방 업주들은 “손님들과 시빗거리가 사라지게 됐다”며 환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더 큰 문제가 남았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규제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는 어처구니없는 현실 말이다.



 규제 철폐가 정부의 중요 과제가 된 게 언제부턴가. 김영삼정부 때부터니 벌써 20여 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규제는 늘기만 할 뿐 좀체 줄지 않고 있다. ‘세계화’ 추진을 위해 무역 마찰을 부를 수 있는 정부 규제를 주로 줄인 김영삼정부는 그랬다 치자. 이후 김대중정부는 아예 대통령 직속의 규제개혁위원회를 만들어 규제 없애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명박정부는 또 어땠나. ‘전봇대 뽑기’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2009년부터 규제 개혁에 본격 착수했다. 하지만 울산 북구 효문공단의 전봇대는 뽑아내는 데 4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뿐인가. 2009년 1만1050개였던 규제는 2012년 1만3914개로 되레 2864개 늘었다. 그만큼 규제 철폐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김대중정부 시절 규제개혁위원이던 한 인사는 “규제는 바퀴벌레와 같다”라고 했다. 놔두면 늘어난다는 것이다. 조금만 청결에 소홀히 해도 집안은 금세 바퀴벌레 천국이 된다. 규제도 마찬가지다. 늘 살피고 없애지 않으면 다시 늘어나게 마련이다. 박근혜정부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문방구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가 시행된다. 또 다른 국정 과제인 불량식품 근절을 위해서다. 하반기에 본격화할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도 새 규제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필요에 의해, 꼭 필요한 규제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럴수록 민생을 옥죄거나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는 더 꼼꼼히, 과감하게 청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부 학자의 주장처럼 규제 완화를 다루는 별도의 청이나 부처 설립도 고려할 만하다.



 규제 철폐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규제 완화=친기업’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게 현실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정부도 말을 꺼내기 어려울 정도다. 그 바람에 기업뿐 아니라 다른 부문까지 규제의 그물에 갇히기 일쑤다. 최근 논란이 된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 대학 이전을 허용하는 수도권 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안이 좋은 예다. 부처 간 협의를 거쳐 규제를 없애기로 했지만 지방의 반발로 국무회의 상정이 보류됐다. 이전 계획을 세웠던 대학들만 골탕 먹게 됐다. 바퀴벌레 못지않게 질긴 생명력을 가진 규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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