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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만 제대로 고쳐보자" 수선점 월 매출 2400만원

더원리페어 김수동(50) 사장은 아웃도어 열풍 속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한 케이스다. 그는 개업 4년 만에 월매출 2000만원이 넘는 강소상인이 됐다. 손맵시뿐 아니라 인터넷 카페를 운영해 등산족(族)들에게는 입소문이 났다. 11일 서울 도봉산 자락에 있는 ‘더원리페어’에서 김 사장이 아웃도어 의류를 수선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서울 도봉산 자락에 위치한 33㎡(약 10평)의 작은 가게 안에는 택배상자가 천장 높이까지 쌓여 있다. 상자 안에는 수선을 맡기려는 다양한 상표와 용도의 아웃도어 의류가 들어 있다. ‘더원리페어’란 상호명을 가진 이곳은 등산복 등 아웃도어 의류를 전문으로 하는 수선가게다. 가게 안에는 김수동(50) 사장을 포함한 직원 4명이 커피 한 잔 마실 틈도 없이 재봉틀을 돌리느라 바쁘다. 이곳에서 하루에 수선하는 아웃도어 의류만 20~30벌 정도다. 하루 매출은 80만원, 한 달 매출은 2400만원 수준이다.



위기의 골목상권, 강소상인에게 배우자 ③
프로골퍼 출신 김수동 사장님 ‘더원리페어’ 성공 비결 뭡니까

 “모두 수작업으로 수선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이 맡긴 제품을 빨리 보내 드린다고 해도 일주일은 걸려요. 수선 의뢰가 유독 많이 들어오는 가을·겨울시즌에는 더 바빠집니다. 예전에는 산이 좋아 등산도 하고 바위도 하며 지냈는데, 3년 넘게 산을 그리기만 할 뿐 갈 엄두도 못 내고 있네요.”



 김 사장은 원래 프로골퍼였다. 틈틈이 골프레슨도 했다. 그렇게 모은 돈에 대출금을 보태 실내골프장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50대 50 공동출자를 하기로 했던 동업자가 다단계업체로부터 사기를 당했다. 2000년대 중반 2조원대 불법 다단계 사업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제이유(JU)그룹 사기사건에 휘말린 것이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실내골프장 사업을 그만둔 김 사장은 자전거 사업에 도전했다. 그러나 무리하게 부속품을 수입하다가 결국 7개월 만에 폐업하게 됐다. 김 사장은 “제대로 연구도 안 하고 덤벼든 게 실패 원인”이라며 “연달아 사업에 실패하다 보니 이러다가 누구 말대로 길바닥에 주저앉는 건 아닌지 아찔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2008년 아웃도어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김 사장은 등산복 전문 수선점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처음 가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희소성’이었다. 그 당시 등산복 전문 수선점으로 이름난 곳은 딱 두 군데, 둘 다 서울 종로5가에 있었다. 그래서 물건을 맡기면 감감무소식일 만큼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사실 김 사장은 중학교 때부터 미싱을 다뤄 본인 바지는 알아서 고쳐 입을 정도였다. 그는 “어렸을 때 취미 삼아 했던 재봉틀질이 직업이 될 줄 몰랐다”며 “당시 배워 둔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김 사장은 1000만원을 종잣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중 500만원을 들여 바늘이 두 개씩 들어가는 특수미싱기 3대를 중고로 구매했다. 장소는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 창고를 월세 45만원에 구했다. 발품도 열심히 팔았다. 수선에 쓸 부자재(실·똑딱이단추·고무줄·원단·지퍼 등)를 구하기 위해 동대문종합시장을 6개월 돌아다녔다. 개업 후 1년 동안은 자정 전에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 매일매일 지인이 운영하는 등산복 가게에서 샘플을 5~6장 가져와 수선 연습을 했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수선 실력을 닦은 것이다. 궁금증이 생기면 원단을 사서 직접 옷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김 사장은 “어떻게 고쳐야 할지 감을 익히기 위해 처음에는 거쳐야 하는 단계였을 뿐”이라며 “이것저것 변형도 해 보고 트렌드에 맞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분석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더원리페어의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odrepair). 회원수만 1600명이 넘는다. 수선 의뢰뿐 아니라 만족도 조사, 고객들 불만사항까지 접수한다.
 더원리페어에 맡기는 수선 의뢰의 90% 가까이는 택배로 도착한다. 직접 찾아와 맡기는 사람은 일부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인지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다.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명성을 얻게 된 것은 김 사장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의 역할이 컸다.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세대의 맞춤형 주문을 접수할 수 있게 됐다. 김 사장은 “사업 초기에는 오케이아웃도어닷컴 같은 온라인 등산 커뮤니티에도 홍보를 했다”며 “점차 이름이 알려지면서 현재 우리 카페 회원 수가 1600명이 넘고 서울뿐 아니라 부산·목포 심지어 제주도에서도 의뢰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온라인’이라는 소통 수단을 통해 소비 저변을 전국으로 확산시킨 것이다. 현재 더원리페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수선 문의, 수선 후 만족도 조사는 물론 고객들의 불만사항까지 접수한다. 김 사장은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원리페어가 수선하는 아웃도어 의류는 대개 명품이다. 피엘라벤·몬츄라·클라터뮤젠 등 유럽산 고가 아웃도어 의류가 주류다. 재킷은 80만원대, 바지는 30만~40만원 이상 한다. 티 하나도 10만원이 넘는 옷이다. 그러나 해외 브랜드 옷은 서구인 체형에 맞게 나와 한국인에게는 수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사이즈나 체형의 차이 때문에 동양인이 유럽 제품을 그대로 입을 경우 옷이 붕 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바지 기장 수선비용만 최고 4만5000원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한국사람 체형에 맞춰 맵시 있게 고치기 때문에 한 번 찾은 고객은 꼭 다시 찾는다”고 자신했다. 일반 면실이 아닌 ‘코어’라는 특수 실을 사용하는 것도 티 나지 않게 수선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수선점을 운영하던 김 사장은 7개월 전 현재의 도봉산 입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점포 이전 후에는 새 옷을 처음 입고 나온 등산객들이 여차하면 바로 수선을 맡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아웃도어 트렌드에도 매우 민감했다. 입고 있던 바지도 카고바지(주머니가 양 옆에 달린 작업복 형태 바지)였다. 김 사장은 “아웃도어 의류는 매년 유행하는 디자인이 바뀌니 수선하는 입장에서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근 5년 사이 경향은 통바지에서 몸에 딱 붙는 ‘쫄쫄이 바지’를 거쳐 카고바지로 넘어오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패턴의 옷을 제대로 수선했을 때의 보람은 옷을 만들었을 때만큼이나 크다”고 말했다. 그에게 수선은 단순히 옷을 고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김 사장은 “가게 이름을 ‘더원(The one)리페어’로 한 것도 아웃도어 의류 수선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글=김영민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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