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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거북족, 왕치산·왕이 중심으로 軍·외교부서 약진

지난해 12월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통상무역위원회에 참석한 왕치산 당시 부총리(현재 정치국 상무위원ㆍ가운데)가 환하게 웃고 있다. 야오이린(姚依林) 전 상무
거북 구(龜)와 귀할 귀(貴)의 중국어 발음은 ‘구이(gui)’로 같다. 당나라 때 고위 관리는 궁정 예복에 거북 장식을 달았다. 새신랑이 처음 처갓집을 방문할 때 장인에게 금거북을 선물해 장수를 기원하는 풍습도 있었다. 중국의 금거북족(族)은 고관대작의 사위에서 점차 부잣집 사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네트워크(關係) 사회인 중국은 금거북족에게 최적의 서식지다. 지난 2월 말 로이터통신사는 ‘커넥티드 차이나(http://connectedchina.reuters.com)’란 중국 특집 서비스를 개설했다. 중국이란 ‘초(超)연결 사회’를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18개월이 걸린 역작이지만 중국은 치부를 드러내기 싫었는지 국내 접속을 차단했다. 로이터는 중국 정치권의 소셜네트워크를 가족, 파벌, 리더로 구분했다. 가족 파트는 다시 당권자, 태자당, 금거북족으로 구분됐다. 중국은 지금 태자당 천하다. 금거북족은 그들의 2중대이자 든든한 파트너다.

고관대작 사위서 부잣집 사위로 확장
금거북 그룹의 맏형은 왕치산(王岐山·65)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다. 왕치산은 2010년 7월 초 보시라이(薄熙來)가 건재하던 충칭(重慶)으로 가서 금융 실태를 점검했다. 보시라이가 모든 일정에 수행했다. 태자당과 금거북족의 만남으로 비쳤다. 보시라이는 부동산 개발을 엔진 삼아 다른 산업의 발전을 꾀했다. 중앙정부의 자금 지원이 아쉬웠다. ‘금융계의 차르’ 왕치산을 설득해야 했다. 은행·공장 등 현지 시찰을 마친 왕치산은 호텔로 돌아와 공상·건설·충칭은행의 최고 책임자들과 금융 좌담회를 열었다. 보시라이는 발언 기회를 얻어 “치산 부총리”라며 성을 뗀 채 이름만 부르며 지원을 요청했다. 친밀함의 표시였다. 하지만 왕치산은 냉정했다. “충칭 경 제 실적이 좋지만 백척간두에서 다시 한 발 더 내디뎌라(百尺竿頭進一步)”는 말로 선을 그었다.

왕치산은 지식인 집안 출신이다. 부친은 칭화(淸華)대 건축과를 졸업한 뒤 칭다오(靑島) 도시건설계획 업무를 맡았다. 왕치산이 8세 때 부친은 건설부에 스카우트돼 베이징으로 올라갔다. 왕치산이 다닌 베이징 35중학은 태자당의 필수코스로 이름난 ‘홍색중학’이다. 쑹핑(宋平) 전 정치국 상무위원, 리티밍(李錫銘) 전 베이징시 서기, 류사오치(劉少奇) 전 국가주석의 부인 왕광메이(王光美)가 졸업한 학교다. 중학 졸업 무렵 문화혁명이 터졌다. 그는 1969년 지식청년 하방정책에 따라 산시(陝西)성으로 가야 했다. 그곳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상무 부총리인 야오이린(姚依林)의 딸 야오밍산(姚明珊)과 만났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다른 나라보다 부자·부녀·부부 외교관 많아
중국 외교가에는 다른 나라보다 부자·부녀·부부 외교관이 많다. 당사자들은 근무 규정을 이유로 든다. 중국 외교관은 국내 근무를 5년 넘게 할 수 없다. 국내외를 오가는 근무가 계속된다. 혼기를 놓치기 일쑤고 육아는 더 큰 문제다. 과장급 이하 외교관에겐 부부 동반이 허락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직업을 가진 배우자는 언감생심이다. 군(軍)과 함께 외교부는 금거북족의 서식지로 손꼽힌다.

금거북족 류제이(劉結一·56) 중앙대외연락부(중련부) 부부장은 장치웨(章啓月) 외교부 상무부서기의 남편이자 장수(章曙) 전 주일대사의 사위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류제이는 제18차 당 대회 전에 외교부장 후보군에 포함됐다. 부친도 외교관이었던 류제이는 87년 외교부에 들어가 국제사(司·한국의 局에 해당)에 배치됐다. 95~98년 뉴욕 유엔대표부 참사관으로 근무한 뒤 군비통제국장, 국제국장, 미주국장을 역임했다. 2007년 12월 리자오싱(李肇星)에 이어 양제츠(楊潔篪) 외교부장이 취임하자 부장조리(차관보급)로 승진했다. 2009년 5월에는 장즈쥔(張志軍)과 중련부 부부장직을 교대했다. 류제이는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대사 경험이 없다. 그래서 늘 주요국 대사 후보 0순위다. 신중국 수립 이후 지금까지 임명된 특명전권대사는 900여 명. 그 가운데 부부 대사는 9쌍이다. 우젠민(吳建民) 전 중국외교학원 원장과 스옌화(施燕華) 부부는 94년 동시에 네덜란드·룩셈부르크 대사로 일했다. 유엔대사에서 홍콩마카오판공실 주임으로 자리를 옮긴 왕광야(王光亞·63)의 부인 충쥔(叢軍) 역시 대사 출신이다. 류제이는 10번째 대사 부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외교부 내 금거북 그룹의 현재 리더는 왕이(王毅·60) 외교부장이다. 그는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총애한 비서 첸자둥(錢嘉東·89)의 사위다. 상하이 출신의 첸자둥은 53년 외교부 아주사로 발령받아 제네바회담과 중국·인도 국경협상에 참여했다. 66년 저우언라이 비서로 일하다 83년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소에 부임해 2년 뒤 사무소 대표로 승진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2001년)하는 초석을 닦았다. 그의 사위 왕이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같은 78학번이다. 베이징 제2외국어학원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왕이는 수재였다. 그를 지도한 친밍우(秦明吾) 교수는 “졸업 논문 수준이 교수가 평가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회고한다.

군부에선 류야저우 상장이 중심축
인민해방군에서도 금거북족이 두드러진다. 문화혁명 때문이다. 집단 광기의 문혁은 경제를 망가뜨렸다. 변변한 일자리가 없어 혁명 원로들은 자녀들을 군대로 보냈다. 이들이 지금 시진핑 중앙군사위 주석이 외치는 ‘강군의 꿈’을 실현할 골간을 이룬다.

군부에서 주목받는 금거북은 전략통 류야저우(劉亞洲·61) 국방대학 정치위원(상장·한국의 대장)이다. 그는 리셴녠(李先念) 전 국가주석의 사위다. 부인인 인민대외우호협회 리샤오린(李小琳·52) 회장은 시진핑과 친밀하다. 시진핑은 류·리 부부의 든든한 후원자다. 류야저우는 2010년 류밍푸(劉明福) 국방대 교수의 저서 『중국의 꿈(中國夢)』 서문을 썼다. 또 최근 출판된 『게자병법(揭子兵法)』 영문판의 서문을 썼다. 명(明) 말 청(淸) 초 병법의 대가 게훤(揭暄·1613~95)의 탄생 400주년 기념작이다. 류야저우는 책 서문에서 “게자는 군사와 과학기술의 화신”이라고 극찬했다. 중국 특유의 현란한 병법과 과학기술을 결합시켜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속내의 표현이다.

그밖에 류샤오장(劉曉江·64) 해군정치위원이 있다. 최근 ‘재평가설’이 나오는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사위다. 매파로 분류되는 마샤오톈(馬曉天) 공군사령원은 태자당인 동시에 장사오화(張少華) 전 중앙군사위 기율위 서기의 사위로 군부 내 금거북족의 주축을 이룬다.

금거북족의 유대감은 태자당에 미치지 못한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사위 그룹은 범(汎)태자당에 속하지만 유년기의 공동추억, 부모 간의 끈끈한 관계가 없어 결속력이 약하다. 이들의 정치 성향까지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커넥티드 차이나’의 금거북족은 태자당과 함께 중국의 꿈을 향해 2인 3각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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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