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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代 이상 380개, 4代가 15개 … 고이즈미 집안이 금거북족 대표 사례

일본은 세습 정치인의 천국이다. 하지만 ‘태자당’‘금거북족’ 같은 용어는 없다. 이는 역설적으로 세습 정치인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일본 정치가 좀체 개혁을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특유의 파벌정치와 함께 세습정치를 꼽는 전문가가 많다. 파벌정치가 정치인 개인의 선택 폭을 줄이듯, 세습 정치인은 부친 또는 가문의 정치 성향을 벗어나기 어렵게 만든다.

1980년 이후 중임을 포함해 총리를 지낸 19명 중 12명이 정치인의 아들이다. 자수성가한 나머지 7명 가운데 셋은 본인의 아들이나 딸, 사위가 세습 정치인이 됐다. 본인을 포함해 3대 이상 이어지고 있는 사람이 9명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는 4대 세습 정치인 집안 출신이다. 할아버지 마타지로(小泉又次郎)는 가나가와(神奈川)현 지역구를 기반으로 중의원 부의장을 지냈다. 준이치로의 아버지 사메지마 준야(鮫島純也)는 마타지로의 사위가 된 뒤 성을 바꿔 고이즈미 가문의 대를 잇고, 장인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중의원 7선을 했다. 준이치로도 가나가와에서 30년 넘게 중의원 의원으로 뽑혀 총리까지 지냈다. 가업은 둘째 아들 신지로(小泉進次郎)가 이었다. 그는 28세였던 2009년 중의원 당선 뒤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현역 정치인이다. 고이즈미 집안은 가난한 어부의 아들이었던 사메지마 준야가, 거물 정치인이던 장인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에 골인해 처가 가문과 정치 가업을 이었다. ‘금거북족’ 스토리의 대표 사례라 할 만하다.

이 밖에도 4대 이상 정치인 가문이 15개가 넘고, 3대째는 대략 100개 가까이 된다. 그중 사위가 물려받은 경우도 적지 않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가문의 경우 3대에 걸쳐 6명이 정치인으로 나섰는데 총리만 3명을 배출했다. 아들·딸·사위·며느리·사촌·양자 등을 모두 합쳐 2대 이상을 잇고 있는 정치 가문은 380여 개로 추산된다. 자민당이 200여 개로 절반이 넘고 민주당(67개), 무소속(54개)은 물론 사회당(13개), 공산당(6개)에도 대를 잇는 정치 가문이 적지 않다.

일본에선 수백 년 가업을 잇는 시니세(老舗)는 물론 예술·의료계에서도 대를 잇는 경우가 흔하다. 다른 가업은 대를 잇는다고 권력이 생기지 않지만, 정치인이 세습을 통해 족벌로 성장하는 경우 일본인들은 거부감을 드러낸다. 일본 정치 현실도 작용한다. 각종 선거에 출마해 승리하려면 꼭 필요한 ‘산반(三バン)’ 때문이다. 산반은 지반(지역 기반), 간판(지명도·유명세), 가방(정치자금) 등 세 가지 요소의 일본어 발음이 모두 ‘반’으로 끝나는 것에서 유래했다. 민주당 집권 시절에 이를 개혁하려 했지만 유야무야됐다. 민주당 역시 세습 정치 가문 출신이 많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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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