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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CEO가 총대 메고 안전사고 막아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둘러싼 성추행 공방으로 세상이 시끌시끌하다. 이 와중에 다른 중요한 사안들이 묻히고 있지만, 10일 새벽 충남 당진 현대제철에서 근로자들이 희생된 사건만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당시 용광로에서 나온 쇳물을 거르는 전로(轉爐·converter)의 보수공사를 벌이던 근로자 5명이 질식해 목숨을 잃었다. 문제의 아르곤 가스 누출 과정은 경찰이 정밀 조사 중이어서 현재로선 정확한 상황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회사의 안전불감증이 한 원인이라는 건 명백해 보인다.

우선 근로자들이 가스 누출에 대비한 산소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초보적인 안전대책이 미흡했다. 같은 장소에서 보수공사가 9일째나 계속돼 유독 가스가 없다고 봤을 것이다. 문제는 회사 측이 사고 발생 12시간 전쯤 아르곤 가스 주입 등 전로 시험가동을 한 의혹이 있다는 점이다. 회사 측이 서둘러 보수 작업을 마치려고 위험한 작업을 병행했고, 그 과정에서 가스가 누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현장 근로자들은 이 상황을 몰랐을 것이다. 설사 밸브 고장 같은 다른 원인이 있다 해도 회사 책임은 여전하다. 이미 해당 공장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감전·추락·질식 등 6건의 사고로 10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불명 상태다. 사고가 잇따랐음에도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이다.

늑장 신고와 함께 희생 근로자들이 모두 하청업체 직원이었던 점도 안타깝다. 지난해 이후 산업현장에서 잇따른 각종 안전사고에서 여러 차례 확인되고 지적된 문제다. 지난해 9월 5명이 숨진 구미 휴브글로벌 불산 유출 사고, 지난 1월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유출 사고, 올 3월 포스코 파이넥스 1공장 폭발 사고, 6명이 사망한 대림산업 여수공장 폭발 사고 등과 엇비슷한 양상이다.

이런 산재(産災)들이 삼성·현대차·포스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에서 일어난 점도 문제다. 대기업이 이런 상황일 때, 생존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의 안전 대책 현실이 어떨지 두려울 뿐이다. 중앙SUNDAY는 전근대적 안전사고를 막으려면 정부의 종합 대책은 물론 기업들의 내부 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3월 31일자 1, 6, 7면> 전문가들은 “안전관리에 대한 투자를 확 늘리고,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독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안전관리 분야는 비용에 대비한 성과가 눈에 잘 띄지 않아 현장 관리자보다 CEO의 강력한 의지와 메시지가 필요하다.

미국의 허버트 하인리히가 발견한 '하인리히의 법칙'은 대형 사고 한 건 뒤에 30번의 경미한 사고와 300건의 위험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를 책임진 이들이 항상 기억해야 할 경구다.

현대제철을 이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기업문화를 바꾼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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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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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