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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지도 않았는데 아침 일찍 호텔방에 인턴이 찾아왔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인턴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해명 기자회견을 했다. 윤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활동을 지원했던 인턴이 제대로 일을 못해 여러 차례 질책했고, 7일 저녁(현지시간) 이를 위로하기 위해 술자리를 했다고 말했다.

성추행 의혹에 대해선 “인턴의 허리를 한 번 툭 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성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기존에 알려진 걸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인턴과 처음 갔던 곳 가격이 너무 비싸 허름한 바(BAR)로 옮겼다” “40분이나 늦은 인턴을 여러 차례 질책했다”며 상세히 해명하는 듯했지만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다.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의 입장을 밝힌 후 간단한 질문만 받고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인턴 성추행 의혹을 중심으로 의문점을 짚었다.

인턴은 왜 8일 아침 일찍 호텔 방에 왔나

윤 전 대변인은 “인턴을 자신의 호텔 방으로 부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해명은 이렇다. “아침에 노크 소리를 듣고 (누군가) ‘무슨 긴급하게 브리핑을 해야 할 자료를 갖다 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 제 가이드가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하면서 황급히 문 쪽으로 뛰어나갔다. ‘누구세요’하면서 동시에 문을 열었더니 가이드였다. 그래서 ‘여기에 왜 왔어, 빨리 가’하면서 문을 닫았다.”

이에 대해 과거 대통령 외국 방문 행사에 여러 번 참여했던 한 인사는 “대통령 행사 때 현지에서 쓰는 인턴은 지원 업무가 중심이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기 전에 자발적으로 특정인의 숙소에 아침 일찍 찾아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윤 전 대변인이 이날 오전 5~ 6시쯤 인턴에게 전화를 걸어 “자료를 가져오라”고 호출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피해 여성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윤 전 대변인은 전면 부인했다. 그는 8일 새벽 만취한 상태에서 “자료를 가져오라”며 피해 여성을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로 불렀고 이 과정에서 인턴이 거부하자 욕설을 퍼부었다고 일부 언론은 보도했었다.

재미교포 인터넷 사이트 ‘MISSY USA’ 등에는 7일 저녁 술자리에서의 성희롱을 항의하자 피해 여성에게 윤 전 대변인이 욕설을 퍼부었다는 글도 올라와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어떠한 심한 말과 욕도 하지 않았으며 나는 그런 인간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다만 “인턴이 일을 제대로 못해 여러 차례에 걸쳐 단호히 질책했다”는 것이다.

인턴은 방에 들어왔나
윤 전 대변인은 강력히 부인한다. 그는 “제 방으로 여자를 불러서 어떻게 한다는 것은 제 상식과 도덕성으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명백히 말한다. CCTV로 확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귀국 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에서는 ‘여직원이 자신의 호텔방에 들어왔을 때 속옷 차림으로 있었던 것은 샤워를 하고 나왔기 때문이다. 수행하는 여성 인턴이 자료를 갖다주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호텔 키를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옷 차림을 한 이유도 분명치 않다. 윤 전 대변인은 인턴이 호텔 방으로 찾아왔을 당시 복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속옷 차림이었다”는 것은 인정했다. 다만 속옷 차림의 이유에 대해 “가이드인지도 몰랐고 노크 소리에 혹시 무슨 발표인가 하는 황망한 생각 속에서 얼떨결에 속옷 차림으로 갔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 노크를 한 것이 문제의 인턴이 아닌 청와대 직원인 줄 알았고, 급한 브리핑 자료를 전해주는 것으로 착각해 일어난 차림 그대로 급하게 방문을 열었다는 해명이다. 이는 샤워를 마친 윤 전 대변인이 거의 알몸에 가까운 차림으로 인턴을 맞았다고 알려진 것과 상반되는 주장이다.

허리냐 엉덩이냐, 접촉 신체 부위는

워싱턴 DC 경찰의 신고 보고서에는 윤 전 대변인이 ‘허락 없이 인턴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bed her buttocks without her permission)고 기재돼 있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오면서 제가 여성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이렇게 말을 하고 나온 게 전부였다”고 반박했다. 민정수석실 조사에서는 ‘엉덩이를 툭툭 쳤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운전기사는 술자리에 없었다’

윤 전 대변인은 인턴과의 술자리에 운전기사가 동석했다고 주장했다. “운전기사가 있는데 어떻게 그 앞에서 성추행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그 앞에서 폭언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술 마시러) 가는 도중에 순간 드는 생각이 여성 가이드이기 때문에 운전기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동석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주요 근거로 동석자를 언급했다. 하지만 JTBC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주미 대사관 측은 7일 밤 윤 전 대변인의 주장과 달리 술자리에 운전기사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새벽 5시 만취의 윤 전 대변인

윤 전 대변인이 8일 새벽 5시 만취 상태로 호텔에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방미 활동을 취재한 기자들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술에 취한 채 8일 새벽 5시쯤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에 들어갔고 그의 만취 상태를 목격한 기자도 있었다. 8일 오전 수행 경제인 조찬에 참석한 윤 전 대변인을 본 한 기자는 “당시에도 술기운이 상당히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미 경찰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과 인턴의 ‘성추행’ 발생 시간은 7일 오후 9시30분에서 10시 사이다. 윤 전 대변인도 기자회견에서 “30분간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다음날 새벽 5시 술 취한 상태로 호텔에 돌아올 때까지의 행적도 의문으로 남는다. 일반적으로 공보 담당자들은 해외출장 시 주요 행사를 마친 후 스태프와 회의를 하거나 기자들과 시간을 보낸다. 술자리는 0~1시 사이에는 끝내는 게 보통이다.

모닝콜을 인턴에게 부탁한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윤 전 대변인은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제가 제 숙소에 돌아올 때 내일 일정이 너무너무 중요하니까(※한국 경제인 수행단과의 조찬) 아침에 모닝콜을 잊지 말고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모닝콜은 투숙자가 호텔 측에 요청한다. 대통령 외국 방문에 참여했던 또 다른 인사는 “영어가 다소 부족한 경우에는 현지 지원 인턴에게 다양한 일을 부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영자신문 코리아타임스 기자를 거쳤다. 영어 구사 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서도 성추행 있었나

윤 전 대변인은 강력하게 전면 부인했다. 이에 앞서 뉴시스는 뉴욕 방문 중 업무보조 인력으로 참여한 여대생 B양(20)의 지인을 인용해 “윤 전 대변인이 지난 5일 밤 11시쯤 B양에게 연락해 술을 주문한 뒤 같이 마시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윤 전 대변인은 “잠이 들었다가 깨보니 시차가 있어 뒤척이다가 술 한잔을 마시고 올라오면 술로 시차를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해서 회의실에서 찬물에 양주를 희석시켜 마시고 올라와서 잔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미 경찰 조사에 응할까

현지 경찰이 조사하러 왔을 때 이를 거부했다는 것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미국 경찰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8일 오전 워싱턴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호텔로 출동했고,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이 외교사절이라고 밝혔으며, 경찰은 나중에 소환할 테니 일단 호텔에 머물고 있으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성추행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도 관심이다. 윤 전 대변인 사건은 피해 여성의 신고를 접수한 워싱턴 경찰의 성범죄 전담부서가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DC 경찰은 “우리는 이번 경범죄 성추행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성추행(Misdemeanor Sexual Abuse)’ 혐의로 입건됐다. 워싱턴 경찰은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추가로 밝힐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미 수사당국이 소환을 요청하면 응하겠느냐는 질문에 “어디서든 당당하게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염태정·류정화·노진호 기자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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